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회수권 두 장.
이전글 준비  
다음글 튼튼한 시공. 무너지지 않는 성전.  
작성자정은정 쪽지 캡슐 작성일1998-11-24 조회수6,726 추천수11 반대(0) 신고

               회수권 두 장.

 

 

                지금도 봉헌 시간이 되면 쭈볏쭈볏해지는  저를 발견합니다. 오

               늘 과부의 헌금에 대한 비유로 예수님은 과부의 헌신적인 봉헌에

               대한 칭찬을 하십니다. 물론 이  말씀은 너무나 상식적인 비유입

               니다. 그러나 지금도 이 말씀이 가슴에  와 닿은 것은 아마도 우

               리가 복음의 상식에 맞춰서 살지 못하기 때문일 테죠.

 

                가격보다는 정성.

               이런 말을 들을 때, 정말  그렇지라고 가슴속에서 말하는 시절인

               지를 생각합니다. 아마 그렇다면 뇌물수수나 거액의 비자금등, 이

               런 악(惡)은 없어지겠죠. 그리고 상품권만 던져주는  요즘의 선물

               문화가 걱정될 때가 있습니다.

 

                오늘 과부의 헌금이야기를 읽고 나니, 한 친구가 생각납니다. 예

               전에 주일학교에서 말이 없던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

               느 날 저녁미사를 가서 그 친구와 함께 앉게  되었는데 봉헌시간

               이 다가 올 때, 제가 돈을 한 푼도 들고 오지 않았음을 깨달았습

               니다. 지금처럼 철판(?)인 시절도 아니고 너무 당혹해  하는 저를

               보고, 그 친구가 눈치를 챘는지 조용히 지갑들  열더군요. 그리고

               제게 건넨 것은 '회수권  두 장' 이었습니다. 그걸  받아 든 저는

               더 당황할 수 밖에 없었죠. 일단 어떻게 이걸 봉헌으로 낼까하는

               민망함이었고, 그 친구의 스스럼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태어나서 첨으로 봉헌금을 회수권 두장으로 대신하

               게 되었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주일학교도  졸업파티를 할 때,  전 그

               친구에게 물었죠. 왜 그때  내게 회수권을 주었느냐고요.  그러자

               그 친구는 빙그레 웃으면서 그 날 자기는 지갑에 자기가 낼 봉헌

               금밖에 없었고, 있는 거라고는  집에 가는 회수권이  전부였다고,

               그래서 그 날은 경기도 집까지 걸어 갔다고 하더군요. 그 사실을

               3년이나 지나서 말한 그 친구의 묵직함에 놀랐고 그 마음이 하도

               아름다워 눈물이 핑 돌더군요.

 

                그 친구의 봉헌은 예수님 뿐만 아니라, 저의 가슴에도 다가오는

               아름다운 봉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당황하는 그 누군가에게 토큰 두 개를 봉헌금으로

               주고, 집으로 걸어 갈 자신이 있는지 걱정됩니다.

 

                                    11월 23일 묵상글.

첨부파일: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