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튼튼한 시공. 무너지지 않는 성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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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1-24 | 조회수6,332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튼튼한 시공. 내 맘 속에 성전을..
제가 가톨릭 신자로 살아 가기 시작한 것이 중학생 때부터 였으니, 자꾸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무것도 몰라서 어쩌면 더 많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시절이었기 때문이죠. 그 때, 예비자 교리반 교사는 어느 수사님이셨는데, 그 교리반에서 제가 제일 만만한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늘 질문을 제게 던지셨죠.
"얘야, 교회에서 가장 높은 것은 어느것이지?"
어느날 그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일단 교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정확한 대답을 기대하지 않으셨겠지요. 그런데 그때의 제 대답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글쎄요. 교회에서 가장 높은 것은 피뢰침이 아닐까요?"
지금이야 당연히 '그리스도' 입니다. 라고 말하겠지만, 그 당시 저는 교회를 건물자체로 생각했기 때문에 첨탑의 십자가보다 더 높이 있는 '피뢰침' 이라고 대답을 한것이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성전 파괴에 대한 예고와 재난이 시작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화려한 성전의 무너짐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작살나도 '성전'만은 지키셔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오늘 예수 그리스도가 무너뜨리려는 성전을 생각해 봅니다. 그 성전은 인간의 이기와 탐욕으로 세워진 그야말로 '무늬만 교회'를 말씀하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신앙을 고백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교회가 되어 살아 가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도 포함하죠.
오늘 저의 마음이 무너질 성전인지, 어떤 시련에도 굳건한 성전인지 돌이켜 봅니다.
그 수사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얘야. 네 마음이 곧 교회란다. 그리고 너의 마음의 가장 높은 곳을 그 분께 내어 드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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