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무나 오래 지냈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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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지형 | 작성일1999-02-01 | 조회수3,822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나는 평화를 미워하는 자들과 너무나 오래 지냈구나" 시편 120,6
어떻게 읽으면 조금 깨운하지 않다. 이것은 참으로 여러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어떻게 읽으면 흔히 잘못된 아이들의 부모가 "우리 아이는 착한데, 친구를 그만 잘못 사귀어서..." 하고 중얼거리는 느낌도 들고,.... 세상에 진정 평화를 원하지 않는 자가 얼마나 있으랴 하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은 나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이의 평화를 개의치 않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현주소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 평화를 미워하는 자"를 조금 수동적인 의미로 해석하여 "평화를 잊고 지내는 자", 혹은 "하느님을 잊고 지내는 자" 정도로 읽으면 어떨까? 하느님을 적대시하면서 사는 이도 없지야 않겠지만, 굳이 그러기보다는, 그냥 일상사에 시달리면서 잊고 지내는 것이 훨씬 많으리라.
어쨌든, 나는 이 구절을 이 시인이 어느날 갑자기 "아, 내가 너무나 오랫동안 하느님과 떨어져서 지냈구나" 하는 나의 고백같은 것으로 들린다. 우리도 이런 중얼거림을 내밭을 때가 있지 않은가? "진짜,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내가 진짜로 중요한 것 잊고 사는 것 아니야?" "요즘 사는 것이 어딘지 뭐가 빈 것 같아..." 등등등
그럼, 나도 너무 많이 잊고 오래동안 살았는 지 몰라. 이제 자리를 떨고 일어나 그분의 집으로 순례길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이제 사순절도 그리 멀지 않은데 말이야. 그분의 집으로, 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좀 해야겠지. 그럼 그래야 하고 말고. 그렇고 말고. 후후후. 그럼 진짜로 나는 내가 머물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 하느님 저에게 속삭이소서. "어서 일어나라. 그만 가자"고. 하느님 당신의 목소리를 내가 들을 수 있도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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