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4월7일]부활 팔일축제 내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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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기쁜소식 밝은세상 | 작성일1999-04-08 | 조회수3,894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4월 7일 평화라디오 기쁜소식 밝은 세상 원고]
부활 팔일축제 내 수요일
독서묵상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파하는 베드로와 요한을 비롯한 사도들은 가난하고 없기는 예전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신 후의 그들의 모습은 예전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예전에 제자들은 나약했고, 공포와 두려움에 떨면서 숨어 지냈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나약하고 의존적인 마음이 사라지고,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살아 계셔서 그들과 함께 계심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베드로와 요한은 한낮에 성전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앞에서 태어날 때부터 앉은뱅이였던 거지가 엎드린 모습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구걸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예전처럼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만, 그들 마음에는 거지를 도울 마음이 생겼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비록 거지에게 나누어 줄 돈은 없었지만,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알려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나자렛 사람 예수를 만나서 새사람이 되고 구원을 알게 되었듯이, 아름다운 문 앞의 거지도 만약 예수님을 알게 되면 반드시 새 삶을 깨닫게 될 것이고, 구원의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베드로가 엎드려서 구걸을 하고 있던 앉은뱅이 거지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우리를 좀 쳐다보시오."
자신에게 이렇게 다정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앉은뱅이 거지가 조아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베드로와 요한을 쳐다보았습니다.
짧은 순간의 눈부신 만남이었습니다. 베드로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돈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그러니 일어나 걸으시오." 2-2
그러자 참으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항상 머리를 조아리며 남에게 구걸을 하던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 걷기도 하고 깡충깡충 뛰어다니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양하니까요. 베드로와 요한은 비록 가진 것이 없더라도, 우리가 남을 도울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을 통해 큰 기적을 이루신다는 것을 아셨을까요.
복음묵상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돌아가는 길은 허망하고 가슴쓰라린 귀향길이었습니다. 그들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만나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알았고, 좋은 세상이 오는 것을 보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너무나 허망하게 십자가에 달리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하느님 나라가 오게 될 거라는 희망과 설레임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아야만 했었지요. 몇몇 여인들이 예수님이 살아나셨다고 전하고 다녔지만, 그들은 이제 더 이상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가 없기 때문에 낙담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옛일터, 옛 생활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지요. 때는 바야흐로 춘분이 지나 봄바람이 살랑거릴 때여서 걷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그들은 길을 가다가 한 나그네와 동행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들은 길을 가면서 주로 최근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사람은 신비스러운 나그네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쩐지 자신들이 지금까지 품고 있었던 의심스러운 내용들이 시원스럽게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 해 주실 대 예언자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쉽사리 십자가에 매달려 버릴 수 있었단 말인가?'하는 의문이 그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괴롭혔었거든요, 나그네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그들은 그 모든 일이 구약의 예언들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어났던 사건들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엠마오 동네에 도착할 무렵에는 하늘에 노을이 새빨갛게 불타고 있었고 그들의 마음도 진한 감동으로 불타고 있었지요. 두사람은 나그네를 초대했습니다. "우리와 함께 묵어 가십시오." 두 사람은 나그네와 함께 식탁에 앉았는데 그 때 나그네는 식탁에서 빵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두 사람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 식사 때마다 하시던 행동입니다. 두사람은 갑자기 눈이 열려서 그분이 예수님이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 제자는 그 길로 한달음에 예루살렘으로 다시 뛰어 갈 수밖에 없었지요. 그들이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제자들에게 이야기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희망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소서
예수님,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당신께서 그들과 함께 동행하시고, 함께 말씀을 나누었어도, 그들은 당신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십자가와 무덤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당신과 함께 그들 마음에서 일어났던 좋은 세상에 대한 꿈마저 헛된 꿈으로 되돌리고, 이제 다시 고향으로 그리고 옛 생활과 옛 일터로 되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석양을 당신과 함께 거닐면서 그들의 마음을 다시 열리고, 빵을 나누는 당신의 모습에서 예수님, 그들은 다시 살아나신 당신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헛된 꿈이라고 접었던 새 세상에 대한 꿈이 다시 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부활의 증인이 되어서 말입니다.
예수님, 지금도 마찬가지로 당신께서는 우리의 생활 속을 우리와 함께 거닐고 계십니다. 당신께서는 우리와 함께 걷기도 하시고, 이야기 나누기도 하시고, 함께 먹고 마시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와 달리 우리들은 수많은 순간들에서 예수님 당신을 만나고 당신과 함께 머물렀지만, 우리들은 당신을 미쳐 깨닫지 못하고 스쳐지나 버리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이 아직도 당신을 십자가 위에서만 찾고 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아직도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눈이 떠지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지금도 우리와 함께 머무르시는 예수님, 저희들이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함께 웃고 울며 부대끼는 사람들 속에서 당신을 발견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우리와 함께 머무르시는 당신에게서 새 생활에 대한 기쁨과 자유를 흡수하게 하여 주시고, 저희들로 하여금 기쁨으로 새 생활에 대한 증인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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