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배고파 죽을 것 같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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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04-20 | 조회수3,922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배고파 죽을 것 같아.
"내가 바로 생명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배고픔을 잠시 잊게 해주겠다도 아니고, 결코 배고프지 않게 하겠다는 단호한 예수님의 선언입니다. 그 선언은 2000년동안 많은 사람들을 해방시킨 선언입니다. 바로 복음이죠.
그런데 엉뚱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정말 성체를 모신 뒤에 배가 부른 사람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사 전에 공복상태로 성체를 모시고, 난 뒤에 오히려 허기가 더 진다는 느낌을 늘 받습니다. 아무래도 하는 일이 일이니 만큼 그 전날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실 일이 많아서 더 그럴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차마 성체를 영하고 나면 더 배가 고프다고는 차마 말 할 수 없었죠. 왠지 '사이비'신자 같단 자성(自省), 아니 최소한 그렇게 보이기 싫다는 자존심의 문제였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당당하게 말하렵니다. 난 성체만 영하고 나면 "배고파 죽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곡기를 계속 끊게 되면 오히려 배가 고픈지조차 못 느끼고 만다는 것을 저는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자신이 배고파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저는 알았습니다.
주님께서 오늘은 한 번도 진실하게 배고프지 않았던 20여 년의 저의 생애를 공격하십니다. 성체가 작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결코 배부르지 않게 하려는 주님의 뜻이겠지요. 오늘 저는 당돌하게 주님의 선언에 토를 달겠습니다.
"너를 결코 배부르게 하지 않으리라. 헛배가 불러 다른 배고픔을 잊은 너에게 배고픔을 가르치겠다. 너는 나를 받아먹고 마셔 배고픈 '생명의 빵'을 나누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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