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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BC]5월10일 독서,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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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5-07 조회수3,183 추천수2 반대(0) 신고
기쁜소식 밝은세상

 

[PBC기쁜소식밝은세상]

99년 5월 10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1. 독서묵상

2차 전도여행을 하면서 디모테오와 동행한 바오로는 이제 그리스 지역을 선교하기 위해 배를 타고 길을 떠나 필립비에 도착합니다. 필립비는 주로 로마인들이 살아가던 로마의 식민지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대인들이 더러 있었는데 바오로는 이 유대인들을 상대로 전도를 시작합니다. 안식일에 바오로 일행은 유대인들의 기도처가 있을 만한 강가로 나갔습니다. 이방인 지역에 사는 유대인들의 숫자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필립비의 유대인들은 회당을 마련하지 않고 강가에 앉아 안식일 예배를 보았던 것 같은데요. 안식일 날 저녁 바오로는 강가에서 안식일 예배에 참석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저녁, 강기슭에 앉아 바오로의 설교를 유심히 듣고 있던 한 부인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리디아인데 필립비에서 유명한 상품인 자색 옷감 장수였습니다. 귀족들 옷감으로 사용되던 자색옷감을 취급하던 리디아는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였고 이방인이었지만 하느님을 공경하는 여인이었습니다. 리디아는 안식일 저녁마다 계속되는 바오로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의 말씀에 깊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리디아는 그리스 이방인으로는 처음으로 사도 바오로에게 세례를 받고 가족들도 모두 세례를 받게 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리디아는 바오로를 자기 집으로 모시고 필립비에 있는 동안 자기 집에 머물러 달라고 간청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원래 돌아다니면서 신도들의 신세를 지지 않고 천막 짜는 일을 해서 생계비를 벌어 전도했습니다. 그렇지만 리디아 부인의 순수하고 사심 없는 마음을 받아들여 리디아 부인의 집에 머무르게 됩니다.

사도 바오로의 그리스 선교여행이 순탄하게 출발을 하는 것 같은데요. 필립비에 세워진 교회는 앞으로 사도 바오로에게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는 튼튼한 공동체로 자리잡아 나가게 됩니다.

2. 복음 묵상

요한 복음서가 쓰여진 당시는 그리스도교와 유대교가 치열한 대결상태에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유대교는 그리스도교를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단자들로 간주하고 박해했습니다. 예수님이 처형당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수님과 똑같은 죄로 박해받고 죽어가던 시대였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개종 전에 그랬던 것처럼 경건한 유다인들은 그리스도인을 죽이고 박해하는 일이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하는 모진 박해 때문에 혹시라도 믿음을 잃게 될까 걱정하시면서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당부하십니다.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들을 박해하면서도 그 일이 하느님의 일이라고 믿는 이런 엉뚱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믿음을 잃지 말고 예수님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오히려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들이 박해당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참으로 많이 벌어지고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중세기에는 교회가 중심이 되어 십자군 전쟁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성지를 빼앗기 위해 성스러운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죽이고 다치는 끔찍한 전쟁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평화유지군이라는 이름의 군대가 존재하는데요. 억압과 착취가 존재하는 곳을 다시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군대를 보내 전쟁을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전쟁이 진정 하느님이 원하시던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인지 오늘 아침 생각해 봅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전쟁은 물론 군대에 복무하는 것조차 금지할 만큼 폭력을 반대하는 예수님의 입장에 서 있었습니다. 폭력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현대인들은 폭력을 해결하고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으로 또다시 폭력을 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평화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이런 폭력의 시대에 비폭력을 택하는 삶, 아씨씨의 프란치스코, 도로시 데이 마틴 루터 킹, 간디와 같은 비폭력 평화주의자들이 지금도 세상의 박해를 받고 회당에서 붸겨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하느님을 바르게 섬기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봅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오늘 저희들의 마음 속에 진리의 성령을 보내 주십시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저희들이

그 동안 예수님에 대해 잘 못 알고 있었다면 바로 잡아 주시고

혹시 스스로 만든 신념을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고 박해한 일이 있다면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희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혹시라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박해하는 편에 서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해 주십시오.

당신을 선물로 내어 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진리의 영이신 협조자 성령까지도 보내 주신 예수님

마지막까지 저희들에게 평화를 선물로 주고 가신 예수님

저희들이 이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방법으로

당신이 가르쳐주신 것처럼

비폭력과 평화의 방법을 택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회당에서 쫓겨 나는 일이 있더라도

세상의 박해를 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세상의 평화를 위해 내 자신을 내어주는 제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 스스로를 썩혀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이 세상을 구원하신 우리의 주님께서는 당신을 박해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으로 맞서지 않으시고 스스로를 제물로 바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 저희들도 당신의 뒤를 따라

세상의 온갖 폭력과 억압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또 다른 폭력과 전쟁을 일으키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도록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폭력과 전쟁을 일으키면서도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는 착각을 하지 않도록

저희들에게 진리의 영을 보내 주십시오.

폭력과 전쟁으로 얼룩진 세상을 거슬러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참된 그리스도인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게 해줄 진리의 영, 성령을 보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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