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PBC]6월6일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독서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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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6-08 | 조회수2,664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99년 6월 6일 그리스도 성체성혈 대축일 1. 독서묵상 에집트를 탈출해서 가나안 땅에 도착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방랑생활과 그 고통은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오늘 말씀 속에 그 대답이 있죠.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십년동안의 고생스런 방랑생활을 하는 동안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깊이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방랑생활 동안 겪은 고통과 어려움은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단련 시키시려고 내려주신 것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는 끝없이 두려운 광야가 펼쳐저 있었습니다. 그 곳은 전갈과 뱀이 우글거리는 곳이었죠. 기나긴 광야생활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굶주림과 목마름과 전쟁으로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토록 고생스럽던 광야 생활동안 그들을 지켜 주신 분은 하느님이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발길을 인도해주신 분이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목마름에 시달릴 때 차돌에서 물이 터져 나오게 해주신 분은 바로 하느님이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날마다 만나를 내려 주신 분도 하느님이셨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생명을 주시는 분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생명의 땅으로 인도해 주신 분이셨습니다. 이런 체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지난날 노예살이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어내어서 가난안 땅으로 인도해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했습니다. 지금은 하느님이 돌보아 주시지 않는 것 같고 고난만이 가득하다고 느껴질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언제나 만나로 그들을 살려주신 하느님을 기억했습니다. 그리고는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게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기억했습니다. 2. 복음 묵상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 레오나드로 번스타인의 뮤지컬 중에 '미사'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마지막 장면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부분에 사람들은 화려한 미사복을 입은 사제를 들어 올립니다. 손에는 번쩍이는 유리성작을 높이 들고 사제는 환호하는 군중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간 피라미드가 무너지고 사제는 바닥에 떨어져 버립니다. 사제의 화려한 옷은 찢어지고 유리성작은 산산 조각이 나죠. 사제는 조금 전까지 누렸던 영광의 부스러기에서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맨발에 평범한 옷차림으로 말이죠. 그 뒤를 이어 아이들의 찬미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갑자기 사제는 부서진 성작을 발견합니다. 사제는 부서진 성작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머뭇거리면서 이렇게 말하죠. "난 부숴진 성작이 이렇게 눈부시게 빛날 수 있는지 전혀 몰랐다." 사제의 마지막 말이 무척 인상적인데요. 성체성사의 신비를 잘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요. 성체성사의 신비는 바로 부서지고 나눠지는데 있으니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부서지고 나눠진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십니다. 그리고는 예수님 안에 살게 되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우리의 참된 양식이 되는 예수님의 살과 피는 옛날 조상들이 먹고도 죽어간 만나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신 예수님을 나누어 먹은 사람은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빵은 부서지고 나눠지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 살아있는 양식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기 위해 부숴지고 나눠지셨습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부숴지고 나누어지면 쓸모가 없다고 버려질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부서지고 나누어지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먹이가 될 수가 없습니다. 번스타인의 뮤지컬에서 마지막 사제의 말처럼 부숴진 성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영광에 싸여 있을 때는 알지 못하는가 봅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부서지고 나눠지는데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두려움을 뚫고 부서짐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 곳에서 놀라운 삶의 신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광과 환호 속에서는 알 수 없었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부서지고 나눠지지 않고서는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없다는 비밀 말입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생명의 빵으로 오셔서 당신을 나누어 먹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 살아있는 빵으로 저희들에게 오신 예수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부서지고 나눠지신 예수님 그런데 그 부서짐 속에 삶의 신비가 숨어 있었습니다. 부서지고 나눠진 당신의 살과 피가 저희들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었습니다. 저희들도 성체성사의 신비를 체험하게 도와 주십시오. 영원한 생명을 위해 기꺼이 부서지고 나눠지는 빵이 되게 해 주십시오. 그런데 예수님 저희들은 왜 이렇게 상처받고 부서지는게 두려울까요. 자신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내 보이고 상처를 그대로 내 보이면서 부서진 모습을 보이는 게 실패한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까요. 그래서 저희들은 부서지지 않기 위해 가지고 있는 것을 꽁꽁 감싸 안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것 같아 아직도 더 많은 것을 장만하여 저 자신을 감싸야 할 것 같은 심정입니다. 이 세상에서 저를 지탱해주는 재산과 학력과 지위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오늘도 앞을 향해 달려갑니다. 예수님 저희들이 옆으로 눈을 돌려 더불어 살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나누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서로 서로의 상처를 싸매주고 위로하면서 부서진 조각들이 모여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삶의 신비를 체험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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