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PBC]6월16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독서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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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6-16 | 조회수2,98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6월 16일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독서묵상 소년과 나무는 함께 자랐습니다. 둘은 참 행복했지요. 나무는 소년의 방문이 반가웠고, 소년은 나무 그늘에 쉬기도 하고 나무에 올라타기도 하면서 둘은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냈지요. 어느 새 소년은 훌쩍 커 청년이 되고, 나무도 과일을 주렁 주렁 열매맺는 어른 나무가 되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말했습니다. "과일을 나를 줄래? 장사를 해보고 싶어." 나무는 아낌없이 과일을 모두 주었지요. 한참 후에 청년은 후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나무는 무척 반가웠지요. "바다 멀리 나가서 사업을 해보고 싶어 배가 필요한데, 나무둥치를 나에게 주지 않을래?" 나무는 아낌없이 나무둥지를 베어가라고 하였지요. 세월이 많이 흐른 뒤 소년을 늙은이가 되어서 나무에게로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늙은이가 된 소년에게 말했지요. "나는 너에게 줄 것이 더 이상 없구나. 하지만 밑둥에 앉아서 편히 쉬는 게 어떻겠니?" 늙은이가 된 소년은 날마다 나무 밑둥에 앉아 쉬게 되었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그것으로 무척 행복했다고 합니다. 자선에 대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들으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자선을 하고 있을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바오로사도는 자선을 할 때는 아까워하지 말고 넉넉하고 후하게 하고,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에게 의탁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때로는 우리의 자선으로 마련하시는데요, 이런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들의 자선의 손길은 더 가벼워지고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복음묵상 자선을 베푸는 우리들의 착한 모습을 우리들은 얼마나 남에게 보이고 싶을까요. '칭찬합시다' 프로에 나가고 싶을 정도일까요? 하느님께 기도하는 모습이 남에게 발견되면 그것도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데요, 하느님과 만났기 때문이 아니라 아마 기도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유대교 지도자들이 회당에서 기도 바치는 모습과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자주 자선을 베푸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예수님도 이런 모습을 자주 목격하셨을 것이고, 서민들 마음에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기도하고 자선을 베푸는 척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이 눈에 곱지만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런 분위기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청중들에게 기도와 자선에 대하여 따끔한 한 말씀을 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 "너희들은 자선을 베풀 때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리고 기도할 때는 남이 보지 않은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기도하여라." 약간 사람의 마음을 찔리게 하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나 자기를 자랑하기 위해서 하지 말라고 하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은 자신도 모르게 하라는 뜻인데요, 우리가 베푸는 자선은 우리 자신에게도 감추어져 있을 정도로, 자신의 자선행위를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게 하라는 말씀이지요. 숨쉬듯이 필요할 때 저절로 자선하게 되도록 하라는 말씀 같습니다. 물론 기도는 하느님과 나와의 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남이 보는 자리에서 기도할 이유가 없겠지요. 자선과 마찬가지로 기도도 숨쉬듯이 항상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다는 말씀이 아니실까요. 우리들은 언제 어디서나 항상 하느님 앞에 있으니까요. 자신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물 흐르듯이 저절로 자선을 하게 되고, 의식적으로 기도하고 있지 않아도 항상 기도하는 생활인 삶은, 얼마나 깨어 있고 깨달은 삶일까요?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삶일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자선과 기도에 대한 당신의 가르침에는 자기를 자랑하거나 자기를 높이기 위한 행동을 일부러 하지 말라는 따끔한 충고가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행동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많은 부분이 자기를 자랑하기 위해서이고, 자신을 높이기 위해서이지요. 남에게 나를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당신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께 받았으니 누구나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은 당연한 게 당신의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거져 받았을 때도 우리 자신이 그 사실을 몰랐듯이, 그것을 줄 때도 우리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게 거져주어야 하는 걸까요.......... 아마 내 것이라는 집착이 없어질 때 자신도 모르게 나누게 되는 것이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예수님, 하느님께 거져 받은 것들을 우리들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거져 나누면서 살게 하여 주십시오. 길을 갈 때도, 가르치실 때로, 병을 고쳐주실 때도 당신은 항상 기도하시고 계셨듯이, 저희들도 저희들 삶에서 항상 하느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살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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