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느님은 내 인생의 주인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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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6-17 | 조회수3,123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하느님은 내 인생의 주인공 2고린 11,1-11; 마태 6,7-15
얼마전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한 사람씩 면담하면서 그 동안에 준비한 교리와 기도문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소위 [찰고]라는 것을 하면서 주 요 기도문의 내용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주문은 아이들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첫날부터 차근차근 기도문을 암기했던 어린이들은 큰 부담 없이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친구 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리반에 도 빠지지 말아야 했고, 매일 미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구도 충실하게 따라야만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직은 어린아이들에게 지나친 요구가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일생에 한 번, 바로 이 때가 아니면 스스로 알아서 교리 를 정리하고, 기도문에 관심을 갖고, 미사 참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 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주요 기도문의 내용은 교회가 이천 년을 살아오면서 가장 좋은 것들을 정리해 낸 것들입니다. 특별히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께서 친히 우리들에게 가르쳐주신 기도의 모범을 담고 있기에 가장 완전하고 아름다운 기도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 다. 그 속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서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램과 함께 인간 삶의 개인적인 청원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겸손한 요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라고 하시며 알려 주신 이 기도는 그 자 체로도, 또한 이 기도를 응용해서 다른 기도를 바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 됩니 다.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선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를 청하는 것이 [주님의 기도] 속에 내재한 정신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느님을 바로 알고, 아버지의 나라와 그 뜻이 이 땅위에서 우뚝 서게 하시고,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리는 동시에, 유혹에 빠지지 않 으려는 청원과 잘못한 것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이 짧은 기도를 통해서 간결하고 명료하게 우리의 마음을 하느님께 전할 수 있는 것이죠.
[기도]라는 단어는 구약에서 약 400여 회, 신약에서 약 200여 회 가량 나오고 있습니다. 기도는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고(마태 6,7),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느님께 드리는 것으로서 골방에 들어가(마태 6,6) 조용히(마태 14,23 참조) 봉헌하라고 가르칩니다. 또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마르 6,41), 기도하며 구하는 모든 것이 아버지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리라는 기대를 가져야 하며(마르 11,24; 사도 21,14), 주님의 사도 된 모든 사람들은 오직 기도와 전도 하는 일에만 전념(사도 6,4)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듯 기도는 우리의 모든 삶을 하느님 앞에 꺼내놓고, 그 조각들이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 나라에서 추구하는 모든 정서에 어울리도록 다듬는 작업입니다. 한 마디로 하느님을 자기 생활의 주인공으로서 받아들이는 과정인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이미 마련된 기도문을 통해서 기도의 자세와 방법에 대한 것들을 숙지 한 후, 점차적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와 준비를 통해서 기도의 영역할 확장시 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성인들의 삶은 그 자체가 기도였다고 합니다. 숨쉬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행동 하는 모든 것 속에서 하느님께서 함께 하셨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자신은 기도하 지 않고 기도할 마음도 없으면서 [사는 게 다 기도]라는 말을 하는 것은 소중한 정신을 왜곡하는 좋지 않은 마음일 것입니다. 모든 신앙인들이 하느님을 아버지 로서 입으로 고백하듯, 마음과 행동으로써 그 삶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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