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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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7-01 | 조회수2,53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창세 23,1-4.19; 24,1-8.62-67; 마태 9,9-13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세관 앞에 앉아 있던 세리 마태오를 느닷없이 부 르십니다.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이 사실을 아주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를 따라 오라.] 이 표현밖에 다른 말이 없지만 부르심을 받은 마태오는 두말 없이 예수님을 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마태오는 자신을 제자로 불러주신 예수님 께 한턱을 내기 위해서 예수님을 비롯해서 자신과 친한 사람들을 집으로 많이 초 대해서 잔치를 벌였습니다. 죄인의 집에서 많은 죄인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언짢아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향해서 예수님께서는 [병자에게는 의사가 필요 한 법이다] 라는 말씀을 하심으로써 당신도 마태오를 비롯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죄를 지은 사람들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계십니다.
부르심을 받은 마태오의 행동을 보면 세관장이었던 자캐오가 나무 위에 올라갔 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내려와서 예수를 자기 집에 모시고 성대한 잔치를 벌였던 사건이 떠오릅니다. 자캐오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다른 사람이 다 죄 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자신의 집까지 찾아와서 음식을 함께 나누신 예수님의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그 동안에 저질렀던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 는 결심을 예수님 앞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태오도 세관장만큼은 아니었겠지만 갑자기 많은 사람들 을 초대해서 잔치를 벌일 수 있을 만큼의 재력을 소유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 다. 그가 예수님의 부르심 앞에서 마음을 고쳐먹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내용이 나 오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따라 나섰고, 예수님의 일행을 위해서 음식을 차리고 성대한 잔치까지 베푼 것을 보면 그는 필경 마음으로부터 예수님 을 받아들이고 있었음에 틀림없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도 자신의 부름을 받은 마태오가 지금은 죄인의 처지에 있지만 당신을 대신해서 세상에 복음을 선포할 사도가 될 것임을 미리 내다보고 계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 잘나서 스스로 선택하고 지원하는 과정과는 분명 다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 성품에서나 인격에서 나 지식에서나 충실성에서나 여러 모로 단련되고 깨어져서 [이제부터는 내가 사 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라는 표현처럼, 자 신의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이, 다만 오직 예수님만으로 그 모든 그릇을 채우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일을 완성하시기 위해서 인간의 많은 노력이나, 뛰어난 사람을 선택하 시기보다는 보잘것없고, 결점 투성이고, 힘없는 작은 사람을 선택하신 하느님의 뜻은 세상에서의 삶이 결코 인간적인 노력의 결과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하느님 당신만을 믿고 따를 수 있는 겸손과 순명의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우리들을 이 끌어 주시는데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교회를 통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겸손과 순명의 마음으로 응답하 고 있는 것입니까? 혹 자신의 시간을 탓하며, 자신의 무능을 탓하며, 인간적으로 자신보다 떨어지는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겠다는 교만과, 마음으로부터 하느님 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치유 받지 못한 채 병자로서 머물기를 원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사람들로부터 소외된 이들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 통을 당하는 이들과, 죄를 짓고 양심을 압박하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괴로 워하는 이들을 찾아와서 함께 머물며 친히 당신의 따뜻한 손길로 치유해 주시고 위로해 주기를 원하셨던 예수님처럼, 우리들도 지극히 겸손한 마음으로 영광의 그 날을 고대하며 제자로서의 여정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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