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월3일 독서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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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7-02 | 조회수2,505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99년 7월 3일 토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1. 독서묵상 요즘 우리 산들을 뒤덮고 있는 아카시아는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른 나무라고 하는데요. 빠르게 성장하면서 옆에 사는 식물들을 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아카시아는 경쟁시대의 나무라는 평을 듣습니다.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심기 시작한 아카시아 나무가 요즘 우리 산의 골치거리로 등장하게 되었죠. 뿌리 내리고 기초를 다지는 동안 기다려주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우리 산에서도 찾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해지기도 하는데요. 옛날 우리 산천에서 자라나던 소나무는 몇백년 동안 뿌리내리고 자라면서 그 아래에서 많은 식물들이 성장할 수 있게 보호해주는 나무였습니다. 지금도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탐스러운 송이버섯이 자라고 있죠. 당장 눈앞에 보여지는 이익이나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모진 비바람에도 끄덕도 하지 않을 뿌리를 내리는 일 혼자서 열걸음 가기보다는 더디더라도 열사람이 한걸음씩 옮기는 지혜를 소나무는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오늘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가정과 교회공동체의 모습은 과연 어떤 나무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오늘 에페소서의 저자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인 우리 신자들을 기초가 튼튼한 건물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교회 신자공동체는 그리스도를 모퉁이돌로 모시고 있습니다. 모퉁이돌을 중심으로 사도들과 예언자들이 건물의 기초를 다지고 있구요. 우리 신자들은 한 장 한 장의 벽돌이 되어 건물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모퉁잇돌로 모시고 있는 동안 우리가 만든 건물은 무너질 염려가 없을 것입니다. 건물의 한쪽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들은 모퉁잇돌 덕분에 신령한 하느님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과 한가족으로 살아 가면서 오늘 하루의 삶도 하느님의 가족답게 엮어갈 수 있기를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든든하게 우리를 받쳐 주시는 모퉁잇돌 주님을 의지하면서 더디더라도 열사람이 한걸음씩 옮겨가면서 깊은 뿌리를 내리는 그런 공동체로 성장해갈 수 있다면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2. 복음 묵상 오늘은 토마사도의 축일입니다.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과 오랜시간을 함께 지냈으면서도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의심하는 토마사도의 모습을 오늘 성서는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예수님과 가장 가까운 제자들의 약한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지 않으십니까. 예수님의 제자들은 왠지 완벽한 인간이어야 할 것 같고 우리와는 다른 완전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부족하고 약점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토마사도는 예수님이 살아 생전에 그토록 부활에 대해 말씀하셨건만 예수님의 손에 난 못자국을 만져보고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지 않고서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예수님께서는 이토록 약점많고 당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당신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완벽한 사람들 당신 제자로 부르지 않으시고 끝까지 당신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토마까지도 제자로 부르신 예수님을 보면서 우리도 나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고 나는 이웃을 위해 아무것 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마음의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셔서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빌어 주십니다. 그리고는 그들을 믿음의 길로 인도해 주십니다. 한없이 너그로우시고 자애로우신 예수님 앞에서 토마 사도는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응답하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믿고 그분을 전하는 사도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사도들의 축일을 지낼 때마다 실수투성이고 약점많은 내 자신을 다시 한번 사랑하면서 예수님께 사랑을 고백하게 됩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오늘 하루 온전히 당신께 맡겨드립니다. 당신의 평화 안에서 저희들도 새처럼 자유롭고 평화로운 하루를 지낼 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저희들의 온갖 약점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 모나고 상처나고 닫혀진 저희들의 마음에 찾아 오셔서 평화를 빌어 주시는 예수님 당신의 도움으로 온갖 허약함과 약함과 두려움을 받아 들이고 당신을 뒤따르는 제자의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저희들은 증거가 없으면 믿지 못하고 뚜렷이 눈에 보이는 이익과 결과가 없으면 투자하지 못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 참지 못하는 의심많은 세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도 믿을 수 없는 저희들이 어떻게 이웃을 믿고 예수님을 믿을 수 있을까요. 예수님 온갖 약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주십시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고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이 진리의 길이라는 사실을 빛가운데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의심없이 믿을 수 있는 용기를 주시기를 당신께 청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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