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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인, 이 시대의 징표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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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07-13 조회수2,87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신앙인, 이 시대의 징표가 되라>

                      출애 2,`-15ㄱ; 마태 11,20--24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는 기원전 4000년경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

세월동안 도시의 면적이나, 사람의 숫자, 문화 환경의 변화 등이 폭발적으로 증

가해 온 거대 도시입니다. 이 도시 속에서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

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생활하지만,

몇몇 그렇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서 도시 전체가 좋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아니 어쩌면 대한민국 인구의 1/4이 서울에 거주하다보니, 서울 사람들

이 한 재채기에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이 감기가 들 정도로 서울 문화의 영향력

은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서울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올바른

정서와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열매는 두고두고 수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파장 때문에 몇 사람만 잘못을 해도

도시 전체는 물론이고 나라 전체, 국민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

입니다. 참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 꾸중을 듣는 세 도시는 갈릴래아 땅에서 아주 유명한 도시

들입니다. 바로 코라진과 베싸이다, 그리고 가파르나움이라는 도시입니다. 발달

한 도시답게 여기서는 랍비들의 종교교육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

다. 그러나 그들은 오만과 자기 도취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빛이신 그리스도를 보지 않기 위해서 눈을 감았고, 진리이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지 않기 위해서 귀를 가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

나는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서도 고개를 돌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가파르나움은 육로와 수로의 교차점이어서 상업이 발달한 도시였습니다. 예수

님께서도 그 곳에 계시면서 베드로나 마태오의 집을 거점으로 삼아서 선교활동을

벌이셨습니다. 코라진은 가파르나움 북쪽의 고원지대에 있는 작은 도시였고, 베

싸이다는 갈릴래아 바다의 해안 도시인데, 서울에도 위성도시로서 의정부나 구

리, 성남, 분당, 일산이 있듯이 가파르나움을 중심으로 발달된 일종의 위성도시

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세 도시의 사람들이 조금만 눈을 떴더라

면, 그리고 잠시라도 귀를 기울였더라면 틀림없이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많은 사

람들이 회개하고 예수님께 돌아올 수 있었을 텐데, 그들은 끝내 고개를 돌리고

돌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들 도시를 띠로-시돈과 비교하고 계십니다. 북쪽 해안에 있던 이

두 도시들은 구약시대에는 이교도들의 도시 가운데 가장 번창하고 우상 숭배에도

깊이 빠진 도시였습니다. 이 도시들은 이사야, 에제키엘, 요엘 등을 통해 들려온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우상숭배에 젖어 지내다가 결국엔 죄 때문

에 멸망하리라는 폭탄 선언을 받았던 도시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도시들에

코라진이나 베싸이다에서 보여준 기적들을 행했다면 눈물의 회개가 아니라 베옷

을 입고 재를 머리에 뿌리며 깊은 회개의 표시를 했을 것(다니 9,3)이라며 진노

하고 계십니다. 결국 코라진은 후에 폐허가 되었고, 베싸이다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가파르나움은 나쁜 풍속의 도시는 아니었습니다. 회당과 랍비들의 학교가 있어

서 종교도시의 구실을 톡톡히 하던 도시였지만, 과거에 사로잡힌 나머지 아집에

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진노하신 이유는 기적을 가장 많이 행하신 동네에서조차도 회개하

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알만큼 아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배

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서 무지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세상

에서는 예수님의 이 무서운 예언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으로 받

아들여집니다. 소위 엘리트들이 모여 사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코라진이나 베싸이

다, 가파르나움보다도 회개하지 않는다면, 서울교구에 사는 우리들이 다른 사람

들보다 성실하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그 책임이 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앙인

들이 신앙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옳게 살지 못한다면 코라진보다 훨씬 무거운 벌

을 받게 되겠지요.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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