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모승천대축일>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님께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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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창열 | 작성일1999-08-15 | 조회수3,236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성모 승천 대축일
교회 전례의 기도문에는 청원의 내용뿐 아니라 우리 믿음의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안에 담겨 있는 신앙의 진리를 믿음으로 고백하며 필요한 은혜를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한 기도문을 바치는 것입니다. 또한, 신자들이 함께 모여 공식적인 전례에 참례하는 것은, 신앙의 진리를 담고 있는 교회의 공적 언어와 종교적인 행위를 외적인 의식을 통해서 드러내고 증거하기 위함입니다. 특정한 축일의 전례를 거행하고 그 축일의 의미를 담고 있는 기도문을 바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전례와 기도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을 대축일로 지내고, 그것도 주일처럼 의무 대축일로 삼아 성대하게 지내는 목적은 ’성모님의 승천’이라는 신앙의 진리를 모든 이가 보편적인 신앙으로 널리 믿고 받아들임은 물론이거니와 외적으로 그 신앙을 드러내기 위함인 것입니다.
교회는 불신자들을 믿음의 길로 끌어들이고, 믿는 이들을 하느님께로 더욱 가까이 인도하는 유익한 방법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그리고 하느님께로 보다 쉽고도 효과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교회의 다양한 신심이 바로 그것인데,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부 하느님께로 갈 수 있듯이, 성모님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길이 그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길이라고 가르칩니다. ’성모 호칭 기도’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서 성모님을 이런 이름 저런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로 다가가는데 있어서 성모님만큼 뛰어난 역할을 하시는 분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몽포르의 루도비꼬 성인의 말처럼, 성모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하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께 봉헌하는 것이며 성모님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 이르는 가장 빠르고 완전한 지름길입니다. 성모님께 봉헌됨으로써, 우리는 성모님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루도비꼬 성인이 저술한 ’참된 신심’에 보면, "성모님께 대한 완전한 신심은 성모님을 통하여 전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 되기 위하여 성모님께 자기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데 있다."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의 모든 신심의 궁극 목적이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모든 신심은 거짓이며 사람들을 잘못 이끄는 것이다."(61항) "그러므로 우리가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확립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심을 더욱 완전하게 확립하기 위해서이며, 이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확실한 방법을 얻기 위해서일 뿐이다. 만일 성모님께 대한 신심이 오히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떼어놓게 된다면, 그것은 곧 마귀의 술책으로 알고 물리쳐야 할 것이다."(62항) 이런 가르침들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부여한 특별한 은혜(특전) 네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모친이시고, 둘째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이시라는 것이고, 셋째가 성모님은 평생 동정녀이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성대하게 고백하는 성모 승천에 대한 신앙이 네 번째 특전입니다.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는 "원죄가 없으시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현세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을 믿고 교리로 밝히고 이를 선언하는 바이다." 이렇게 공표했습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부여한 다른 특전과 마찬가지로, 성모 승천에 대한 신앙 고백도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구원 계획 사업에 가장 깊숙이 동참하신 분으로서 입으신 은혜인 것입니다.
인간은 ’영혼과 육신의 결합체’로서 영혼 따로 육신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듯이, 성모님의 부활과 승천은 성모님께서 완전한 인격체로서 영광을 입으셨다는 사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늘에 올림을 받았다’는 말은 주님께서 성모님을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르게 하셨다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피 승천’ 혹은 ’몽소 승천’이라고 했습니다. 몽소(덮을, 입을 蒙 / 부를 召)란 말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입다’란 뜻입니다. 그러니, 성모님의 승천은 다름 아닌 완전한 구원이요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와 합일을 뜻합니다. 이런 큰 은혜는 우리 모두의 소망이요 바램이며 기대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성모님의 승천은 비단 성모님께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구원의 은혜를 입어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와 합일을 바라고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의 승천은 성모님처럼 우리 육신도 영혼과 더불어 완전한 인격체로서 부활하리라는 사실을 보증해 주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알퐁소 성인은 "예수께서는 성모님을 통해서 혈육을 받아 사람이 되셨으니, 성모님의 조찰한 육신이 썩는 것은 예수님께도 불명예가 되므로 이를 허락하지 않으셨다."고 했고,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도 "어떤 아들이든 간에 만일 자기가 할 수만 있다면 자기 죽은 어머니를 다시 살려 천당에로 데려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특별한 계획을 믿음과 순종으로 받아들이셨을 뿐만 아니라, 구세주 예수님의 수고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에 이르기까지 동참하심(聖母 七苦)으로써 영광의 빛나는 찬란한 왕관을 받으셨습니다. 성모님께서 받으신 특전 중의 하나인 승천은 우리 모두의 본향이 어디인지를 가리켜줍니다. 성모님은 우리가 마지막 머물러야 할 곳, 우리의 본적지라 할 수 있는 천국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시기 위해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상 곳곳에 발현하셔서 우리가 행해야 할 바를 가르쳐 주시고 피눈물로 호소하십니다. 죽은 사람이 나타나면 귀신이라고 하는데, 성모님의 발현은 성모님의 현존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그것은 곧 성모님께서 받으신 영광을 입증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믿음은 어떤 사실을 이리 저리 따져보고 나서 이해할 수 있을 때에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모 승천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서에 직접적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초대교회로부터 내려오는 전승과 하느님 구원 역사에 있어서 성모님의 역할, 성모님과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와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님의 위치 등을 고려해서 믿음으로 받아들인 신학적인 결론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모님께 주어진 이런 특전을 무시하거나 불신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신앙을 통해 얻고자 하는 하느님의 특은을 기대하지 않고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영광을 담고 있는 그릇과도 같기 때문에, 우리도 큰 희망과 기대감을 가지고 성모님께서 받으신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굳센 믿음과 철저한 순종과 인내와 포용력을 지니고 생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 술이 떨어져 어려움에 처해 있던 잔치집 주인의 마음을 미리 읽고 예수님께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요청하셨듯이, 결코 ’나 몰라라’ 하는 식의 인색한 마음의 소유자가 아니십니다. 우리의 어렵고 힘든 처지를 먼저 눈치채시고 능력의 주님께 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런 분을 ’나의 영적인 어머니’로 모시고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 가톨릭 신앙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모님은 별 상관이 없던 잔치집 주인에게 보인 관심 이상으로 당신의 자녀들인 우리에게 주님의 엄청난 선물을 전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교황 레오 13세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주님이 주시는 모든 은총의 거의 대부분은 마리아를 통하여 우리에게 내리는 것이다."(옥또브리 멘세)라고 했고, 끌레르보의 베르나르도 성인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마리아의 손을 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도록 안배하셨다."고 말했습니다. 성모님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효과적인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님께서 기대 이상의 큰 은혜를 체험하는 신앙 생활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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