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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뒤를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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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28 조회수3,645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22주일

                              <내 뒤를 따라라>

                    예레 20,7-9; 로마 12,1-2; 마태 16,21-27

 

 우리 시대에는 스포츠 스타가 많습니다. 국내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개인적인 명예를 얻을 뿐만 아니라, 국위 선양에도 도움

 

을 주고 있습니다. 때때로 대중매체는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있기까지 공을 들

 

여 노력해온 과정을 대중들에게 소개함으로써 희망과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 사

 

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을 삶을 반성하기도 하고, 격려를 받으며,

 

쓰러질 듯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찾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

 

야기를 통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들 성공담의 결과와 명예보다는

 

남모르게 흘린 땀과 노력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똑같이 높은 산을 오

 

르더라도 비행기나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것과 밑에서부터 한걸음씩 한걸음씩을

 

내디디며 오르는 것이 같지 않듯이, 아무런 노력 없이 일약 스타가 되는 것은 허

 

상이요 헛물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에서는 [하느님께 복을 받은 사람](마태 16,17)이라는 칭찬을 들었던 베드

 

로가 오늘은 [주님의 일을 방해하는 장애물](마태 16,23)이라는 핀잔을 듣고 있

 

습니다. 주님께 선택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무리 없이 운용함으로써 항상 하느님

 

의 눈에 드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개개의 경우에 따라서 드

 

러내는 마음의 상태 때문에 복을 받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주님을 방해하는 인

 

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하느님의 생각과 우리들의 생각이 같지 않다는 사실입

 

니다. 우리들은 저마다 자신의 영욕을 위해서 골몰하며 살아가지만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서 그 뜻을 세우신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순

 

명하며 사는 사람들이 주님께서 주시는 행복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반면,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은 [너는 앞서가지 말고 내 뒤를 따라라](마태 16,23 참조)

 

라는 경고의 말씀을 듣게 되는 것입니다.

 

 

 겉으로 볼 때, 주님을 따른다고 하는 것은 화려한 스타의 길이라기보다는 십자

 

가를 기쁜 마음으로 지고 가야하는 고통의 길일 수 있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란

 

고통이었고, 수모였으며, 생명의 상실이었고,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임에 틀림없

 

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십자가가 가져야했던 제약들을 승

 

화시켜 주셨습니다. 그럼으로써 고통은 기쁨이 되었고, 수모는 영광이 되었으며,

 

생명의 상실은 영원한 생명 곧 구원이 되었고, 십자가만이 모든 것이 시작이 되

 

게 하셨던 것입니다.

 

 

 아직도 사람들은 말합니다. [천주교만큼은 우리 나라에서 영욕에 물들지 않는

 

종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이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변화시켜 좀더 인정 있고, 인간미가 넘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쾌

 

락을 봉헌하며 절제와 순명의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십자가가

 

영광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무절제하고 자신의 뜻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는 십자가가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 대부분이 이런 [영광과 장애 사이]를 오가면서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젊어서의 고생

 

은 사서라도 한다]는 속담처럼, 우리들의 신앙은 주님 안에서 젊게 살기 위한 노

 

력이기도 합니다. 십자가의 표징은 유혹을 이겨낸 사람들이 받은 선물입니다. 그

 

러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모든 욕망에서 벗어나서 끊임없이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가기 위해서 노력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앞서 가지 말고 내 뒤에

 

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참조)는 주님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기쁨 마음으로 살아감으로써, 정녕 우리들 모두가 [하느님께 복 받은

 

사람들]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 땅의 스타가 되기 위한 신앙 생

 

활은 아닐지언정, 어려움을 극복하며 걸어가는 여정을 기쁘게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 앞에서 각자가 행한 대로의 갚음을 받을 수 있는](마태 16,27) 하느님

 

나라의 스타 신앙인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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