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 성모신심미사]-평화의 모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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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9-01 | 조회수3,15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성모 마리아 신심미사(9월) <평화의 모후 복되신 동정 마리아> 이사 9,1-3.5-6; 루가 1,26-38
오늘은 9월 순교자의 성월을 맞이하여 첫 토요일 성모 신심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
니다. 오늘의 주제는 평화의 모후이신 마리아의 성심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마리아
께서 평화의 모후가 되시는 것은 물론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공로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평화의 왕]으로서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은 그의 어머니
로 하여금 평화의 모후로서의 호칭을 받아들이게끔 하셨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딸>
커다란 숲 근처에 나무꾼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그들은 너무 가난해서 하나 있는
딸의 양식조차 마련할 수 없었답니다. 어느 날 아침 나무꾼이 숲 속으로 일하러 나
갔는데, 머리 위에 반짝이는 별을 단 아름다운 부인이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
다. "나는 아기 예수의 어머니 동정녀 마리아다. 네 처지가 딱하니 아기를 데려 오너
라. 내가 그 애를 보살펴 주리라."
나무꾼은 아기를 성모 마리아께 맡겼습니다. 마리아는 아이를 안고 하늘 나라로
올라갔어요. 아이는 하늘 나라에서 맛있는 빵과 달콤한 우유를 먹으며 천사들과 놀
며 무럭무럭 자랐어요.
아이가 열 네 살이 된 어느 날 성모 마리아는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아가야, 나는 긴 여행을 떠날 작정이다.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맡
기겠다. 모든 문을 열어 보고 구경해도 좋다. 하지만 열세 번째 문을 열어 보면 안
된다. 그 문을 열어 본다면 네가 불행해질 것이다."
소녀는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동정녀 마리아가 여행을 떠나자 소녀는
매일 문을 하나씩 열고 열두 방을 모두 구경했습니다. 방 하나마다 예수님의 제자가
한 분씩 광채에 싸여 앉아 계셨어요. 소녀는 호화롭고 찬란한 광경을 보고 무척 즐
거워했습니다.
이제는 금지된 문 하나만 남았습니다. 소녀는 그 방에 무엇이 있는지 무척 알고
싶었어요. "문을 살짝 열고 문틈으로 조금만 엿보고 싶어."
"아, 안 돼." 어린 천사들이 말렸어요. "그건 죄악을 범하는 거야. 마리아께서 금
하신 일이잖니? 그랬다간 네가 불행해질 거야."
어느 날 천사들이 모두 외출을 했어요. "지금은 나 혼자뿐이니까 살짝 들여다봐야
지. 그래도 아무도 모를 거야." 소녀는 작은 열쇠를 문에 꽂았어요. 문이 활짝 열렸
습니다. 소녀는 무엇을 보았을까요? 광채에 싸여 계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소녀는 그 영광스럽고 찬란한 모습에 넋을 잃었어요. 그리고는 자기도 모르게 거
룩하신 성삼위에서 뻗어 나오는 광채에 손가락을 살짝 대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손
가락 온통 황금빛으로 변했어요. 순간 소녀는 무서운 공포감에 질려 문을 꽝 닫고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공포감은 가라앉지를 않았어요. 가슴은 끊임없이 두근거리고
평온해지질 않았어요. 황금 손가락은 문질러 보고 씻어 보고, 갖은 수단을 다 써봐
도 지워지지 않았어요.
며칠 후 동정녀 마리아가 여행에서 돌아왔습니다.
"내 아가야 잘 있었니? 하늘 나라 구경은 재미있었니? 열세 번째 방엔 가지 않았
지?"
소녀의 가슴은 쿵쿵대고 얼굴은 빨갛게 되었어요. 긴소매로 감추었지만 빛이 새어
나오는 소녀의 손을 본 마리아는 한 번 더 물어 보았지요.
"열세 번째 방문을 열어 보지 않았겠지?"
"열어 보지 않았어요." 그러자 동정녀 마리아는 말했어요,
"내 명을 어기고, 거짓말하는 사람은 하늘에 있을 자격이 없어." 소녀는 하늘에서
쫓겨나 어두운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소녀는 너무 무서워서 엉엉 울다 잠기 들었어요. 눈을 떴을 때 소녀는 황무지 한
가운데 누워 있었어요.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한 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거친 땅
에서 소녀는 세상의 비참과 곤경을 맛 볼 때마다 하늘 나라에서 행복했던 시절을 생
각하면서 울었습니다. 그러나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루는 이 지방의 왕이 사냥을 나왔어요. 화살을 맞고 도망친 노루를 찾아 숲을
뒤지던 왕은 나무 밑에서 소녀를 보았어요.
"너는 누구나? 왜 이 황무지에 앉아 있는 거지?"
왕은 소녀를 안아 말에 태워 궁전으로 향했어요. 소녀가 말 못하는 벙어리일망정 너무나
아름답고 성스러운 모습이어서 왕은 진심으로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얼마 후 소녀를
왕비로 맞이하였답니다.
한 해가 흘러 왕비는 아들을 낳았어요. 그날 밤 왕비가 혼자 침대에 누워 있는데,
동정녀 마리아가 찾아왔습니다.
"네가 금지된 문을 열어 보았다고 고백하면 이제라도 너의 입을 열어 말하게 해줄
것이다. 하지만 계속 거짓말을 한다면 너의 아기를 데려갈 것이다." 왕비는 용서받
을 기회를 얻었지만 고집을 피웠습니다.
"아닙니다. 나는 금지된 문을 열지 않았어요."
동정녀 마리아는 갓난아기를 안고 사라졌어요. 이튿날 아기가 보이지 않자, 사람
들은 왕비가 아기를 죽였노라고 수군거렸어요. 하지만 왕은 그런 소문을 믿으려 하
지 않았어요.
한 해 뒤 왕비는 또 아들을 낳았어요. 그날 밤 또다시 동정녀 마리아가 왕비를
찾아왔습니다.
"네가 금지된 문을 열어 보았다고 이제라도 고백한다면, 전에 데려간 네 아들을
되돌려 주고 혀를 풀어 줄 것이다. 하지만 네가 거짓을 고집한다면 이번에도 너의
아기를 데려갈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어머니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오만한 왕비는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마리아는 아기를 안고 하늘
나라로 가버렸어요.
이튿날 아기가 또다시 사라진 것을 알고, 사람들은 왕비가 아기를 잡아먹은 것이
라고 큰소리로 떠들었고, 신하들은 왕비를 처벌하라고 요구했어요. 하지만 왕은 왕
비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습니다.
이듬해에 왕비는 아름다운 딸을 낳았습니다. 그날 밤도 마리아가 나타났어요.
"나를 따라오너라." 마리아는 왕비의 손을 잡고 하늘 나라로 데려가 그곳에 있는
왕비의 두 아들을 보여 주었어요. 아이들은 왕비를 보자 방긋 웃으며 다가왔어요.
왕비가 그 모습을 보고 기뻐하자 동정녀 마리아는 말했어요.
"이제 뉘우치거라. 네가 금지된 문을 열어 보았노라고 인정한다면, 네 두 아들을
되돌려 줄 것이다." 하지만 왕비는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왕비를 다시 땅으로 보내고 세 번째 아기도 하늘 나라로 데려가 버렸답니다.
아기가 또 없어지자 온 백성이 아우성이었어요. "왕비는 식인종이오, 처형을 받아야
해요!"
이번에는 왕도 어쩔 수 없었어요. 왕비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그녀를 화형에 처하
라는 판결이 내렸어요. 장작이 날라져 오고 사방에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하자 왕비
의 오만한 마음은 후회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죽기 전에 금지된 문을 열어 보
았다는 고백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왕비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려 내렸어요.
"그래요, 마리아님, 제가 그 문을 열어 보았어요." 그러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불길은 꺼지고 왕비의 머리 위로 한 줄기 빛이 다가오더니 양편에 왕비
의 두 아들을 거느리고 품에는 새로 태어난 딸을 안은 동정녀 마리아가 내려왔어요,
마리아는 다정하게 왕비에게 말했어요. "자신이 죄를 뉘우치고 고백하는 자는 누구
라도 하느님의 용서를 받으리라. 나는 아기 때부터 너를 키운 정 때문에 네가 멸망
하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성모 마리아는 왕비에게 세 아이를 돌려주고 혀도
풀어 주었어요. 그리고 왕비가 평생 동안 행복하게 살도록 하늘 나라에서 도와주었
답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마리아께 우리들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간구해 주시기를 간청
하면서, 아울러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우리들 스스로가 거짓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서 노력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합시다. 세상에 정의와 사
랑과 평화와 일치가 이루어지기를 원하셨던 아드님의 뜻대로 일생을 사셨고, 지금도
우리들이 그와 같은 삶을 살게 되기를 바라시는 평화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
아여 저희를 위하여 기도해 주소서.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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