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9월4일 독서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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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9-04 | 조회수2,601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99년 9월 4일 연중 제 22주간 토요일
1. 독서묵상 우리는 가끔 살아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내 삶을 내리 누르는 짐들을 거두어 가고 기쁨과 희망을 하나 가득 선물하는 것같은 순간인데요. 그런 순간을 회개의 순간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거듭나는 순간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천사가 내 삶의 어두운 장막을 거두어 버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를 인도하는 것과 같은 체험. 오랜 고생 끝에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앞으로 이 세상에 어떤 고난이 닥쳐도 두려움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일상 속에 파묻히다 보면 언제 그런 경험을 했느냐 싶게 또 다시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일생에 한번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을 한 사람들도 그 기쁨을 묻어두면 그것으로 끝나버리고 마는 게 인생인가 봅니다. 기쁨을 계속 간직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기쁨을 기념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 우리는 매주 미사를 드리면서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합니다. 하느님의 일꾼 사도 바오로도 골로사이 교회의 신도들에게 이미 받아들인 복음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고 신앙생활을 계속하라고 격려합니다.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된 순간의 첫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생기는 것 같은데요. 신자들이 서로서로 나누고 섬기며 이웃과 세상과 자신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을 마음에 모신 첫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 복음 묵상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준수해야 하는 법은 서른 아홉가지나 되었는데요. 그 중에서 추수하는 것도 안식일 법을 위반하는 것이었죠. 물론 밀이삭을 잘라 먹는 것도 추수와 똑같은 일로 여겼습니다.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을 지나다가 밀이삭을 잘라 비벼 먹었습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리가 없었겠죠. 당연히 스승이신 예수님께 와서 제자들이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느냐고 따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지키기를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 바리사이파들에게 옛날 다윗이 굶주릴 때 아비멜렉 사제에게서 제단에 바쳐진 빵을 얻어먹은 사실을 이야기 합니다. 제단에 바쳐진 빵은 사제들만 먹을 수 있는 빵이었죠. 하지만 그런 율법도 사람의 목숨이 위태롭거나 굶주린 사람이 있을 때에는 예외로 적용되었습니다. 언제나 율법보다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시는 예수님께서는 이번에도 안식일에 지켜야 할 법 보다는 사람이 귀하고 사람의 생명이 귀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지키지 못하면 죄인취급을 받던 사회에서 가난하고 굶주려서 도저히 율법을 지킬 힘조차 없던 사람들을 안식일의 주인으로 만들어 주십니다. 우리들의 구세주이신 사람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어떤 법과 제도와 권력도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는 우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땅에 알려주신 분이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그래서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사람들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어린이, 노인, 병자들, 가난하고 직업도 없어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나간 사람들이 안식일을 편하게 지낼 수 있다면 예수님을 안식일의 주인으로 만들어 드리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 처음 안식일은 일만하고 쉴 수 없는 노예들과 짐승들 쉴틈없이 뭔가를 재배 해야하는 땅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안식일 규정도 점점 복잡해지고 까다로와 저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될 것들이 서른 아홉가지나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 날 벌어서 그 날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식일이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날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먼 옛날 이스라엘에서도 안식일법을 강조하던 사람들은 힘있는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에서 법을 강조하고 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힘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 법의 보호를 받을 수도 없고 법 때문에 오히려 고난 받고 굶주리는 이땅의 서민들과 양심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다시 한번 안식일의 주인이 되어 주십시오. 저희 그리스도인들이 안식일의 노예가 되지 않고 안식일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그리고 가난한 이웃들과 힘없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친구로 받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저희에게 안식일법보다 사람 사랑하는 마음을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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