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서로의 짐을 덜어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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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9-27 | 조회수3,15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서로의 짐을 덜어주며> 즈가 8,20-23; ; 루가 9,51-56
사제로서 생활하다보면 보람된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들이 자주
생겨납니다. 그런 것들은 내가 잘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자신의 몸과 마음속에 받아들이기를 원하는 바로
그 환자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매달마다 봉성체 때마다 같은 사제를 맞이하면서도
환자들께서는 마치 예수님께서 당신의 방안에 들어오시는 것처럼
환대해 주십니다. 그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어렵사리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시고, 몰아치는 통증 때문에 얼굴엔 고통의 흔적이
역력함에도 불구하고 방으로 들어오는 사제를 향해서는 애써 웃음
을 지어 보이는 그 노력을 통해서 그분들이 예수님을 얼마나 많이
기다리고 계시는지에 대해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고통스럽거나 생명의 종말을 알리는 위험 중에 있을 때일수록
환자들의 마음가짐이 평소와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인생의
최후를 맞이할 날을 담담히 기다리면서 현실 속에서의 고통보다는
하루 빨리 하느님의 품안에 들게 되기를 바라시는 그분들의 믿음은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낸 장한 성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환자들은 가족들조차 귀찮아하는 자신들을 찾아오는 사제와
신자들을 바라보면서 하느님께서는 결코 당신을 버리지 않으신다는
확신을 얻게 되고, 그들을 준비시키는 신자들은 이런 과정과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들 안에 뭔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하느님 아버
지께 대한 믿음이 솟아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서로의 형편과 상황을 통해서 서로의 신앙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처지가 오히려 전화
위복이 되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주님을
향해서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는 경우들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자신의 말과 행위를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를 드러내고 복음을 선포하려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신앙과
믿음을 북돋우는 계기가 되고 기회가 될 때 우리들은 서로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신들과 함께
머물지 않고 예루살렘을 향한 여정을 설명하시는 예수님의 일행을
문전 박대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해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믿음에 장애가 되고 누가 되는
소행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삶이란 그 자체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장애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생활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매일의 묵상과 아버지의 뜻을 구하는
기도를 통해서 서로에게 짐이 되지 말고 오히려 서로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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