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식인'이라는 공익광고로 김형례씨가 TV에서 한 유명한 말을 모두 다 알고 있을 겁니다.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겁니다"
문자 그대로 맞는지는 몰라도 대충은 위와 같은 내용의 말로 기억합니다.
어떠한 일을 행함에 있어 그 일을 실행하는 사람의 동기와 마음가짐에 따라 그 일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력하면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능동
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과,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지 않
다가 주위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은 이미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약간이나
마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신념을 갖고 도전한다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게 나타나는 경우
도 많이 있으나, 그 도전의식을 꺽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게 아마 공통된
인식일 겁니다.
하느님께 청하는 우리들의 기도의 자세도, 그리고 신앙의 자세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우리가 청하면 반드시 들어주실거야 라고 생각하고 자신도 이루어지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신앙은 불교의 득도와 달라서(제 생각에는요)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자신의 노력만으로
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우리들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지대하
다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해결의 열쇠는 하느님과 함께 우리들에게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국민학교때(대충 20년 전에) 특별강론을 하신 신부님의 말씀중에 오직 하나 기억나는
말씀이 있습니다. 어렸으니 별 관심없이 성당을 왔다갔다 하다가 들었던 말씀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전능하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무능하실 때가 딱 한번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입니다."
물론 "말"이라는 것이 전후 문맥 다 제외하고 딱 그 문장만 들어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때도
있지만, 어쨌든 위의 말씀은 어렸던 저에게도 기억에 크게 남았나 봅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신부님의 그 말씀은 아마 이런 뜻이 아니었을 까요.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은 항상 우리 인간과 함께 일하였습니다. 인간과 함께 일하지 않으
면 일을 할 수 없으셔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역사방식을 택하셨고, 그래서 이스라
엘의 역사속에서, 그리고 우리 민족의, 나의 역사속에서 항상 함께 하셨고, 앞으로도 그러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방식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에 기인하겠지요. 이처
럼, 이미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여셨고, 단지 우리는 응답하기만 하면 되겠지요.
우리가 응답하지 않으면,... 결코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께서 처음에 계획하신대로" 우리에
게 임하지 않을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요구하십니다.
행하라. 단지 행하기만 하면 주실 것이다.
구하면 받고, 찾으면 얻고 문을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속에서 얼마나 우리
인간을 사랑하시는지,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바라보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 하느
님이시라는 사실이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장재용 안드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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