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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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0-16 | 조회수2,679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제29주일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이사 45,1.4-6; 1데살 1,1-5ㄴ; 마태 22,15-21
오늘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올가미를 씌워서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서 작전을 세우고 예수님을 만나러 온 대목을 읽 었습니다. 지난주간 동안의 복음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예수 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정의와 진실에 관해서 말씀하시면 서 그 어느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고 옳은 말씀만을 해오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는 그 당시에 높은 지위와 명예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는 삶을 살지 않았던 바리사 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에 대한 비판의 말씀도 담겨 있었는데, 오늘은 특히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당했던 것에 대한 분 풀이를 하기 위해서 작정을 하고 예수님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작전을 세우면서 [이 정도면 틀림없이 곤경에 빠져서 헤어날 수 없을걸!] 이라며 좋아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다가온 그들은 우선 예수님을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진실한 분으로서 사람을 겉모양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꺼리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를 참되게 가르치시는 줄을 압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백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올라가자 불안해하고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명예를 떨어뜨릴 수 있을까? 군중 앞에서 자신들을 무안하게 했던 예수님을 어떻게 하면 곤경에 빠뜨릴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던 그들이 자신들의 간악한 속셈을 감추기 위해서, 그리고 예수님께서 어리버리하게 자신들이 쳐놓은 함정에 빠져주 기를 바라는 속셈으로 맘에도 없는 거짓 칭찬을 늘어놓으며 환심을 사려하고 있습니다.
악이 다가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악은 항상 처음 에는 우리들을 칭찬하고 우리가 마치 뭔가 대단한 인물인 듯한 착 각에 빠지도록 다가온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성서 는 이런 상태를 가리켜서 [그들은 눈이 가려져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는 식으로 표현하곤 합니다. 마치 커다란 오류에 빠진 사람이 자신이 추구하는 그것 이외에는 다른 아무 것을 볼 수도 없고 관심도 없듯이, 우리들이 악한 세력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고 있을 때에는 그 것이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인 양 착각 속에 빠져들게 마련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그와 같은 유혹을 받으셨지만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지혜롭게 대처하셨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분명 다른 분이심이 또 한번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질문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카이사 르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아시다시피 이 질문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던 유다인들에게는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로마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반역 죄인이나 혁명당원으로 몰려서 고발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렇다고 세금을 내자니 민족의 배신자로 몰려서 동족들로부터 어떤 봉 변을 당할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상황 설정은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작 전 가운데 대단한 것이었음에 틀림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기대처럼 어리버리한 대답을 하지는 않으 셨습니다. 가장 분명하고 가장 절실한 표현을 통해서 그 말을 듣고 있 던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가장 시원스런 답변을 주셨던 것입니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 과연 이것보다 훌륭한 답변을 찾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여러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가운데 하느님의 것이 아닌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람을 포함한 모든 조물이 다 하느님의 것일텐데 카이사 르의 몫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예수님의 대답은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였을 뿐만 아니라 주님을 부정하는 이방인들까지도 하느님 아버지께 속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드러내는 답변이셨던 것입니다.
한편 예수님의 요청대로 자신들의 주머니 속에서 카이사르의 초상이 그려진 동전을 꺼내어 예수님께 보였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하느님을 공경한 다고 말하고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는 그들이 예수님께로부터 질책을 받았던 이유는 겉과 속이 다른 그들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질책에 앙심을 품고 함정을 만들었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이 쳐놓은 올가미에 자신들이 걸려드는 우스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겉으로는 하느님을 공경한다고 떠벌리면서도 주머니 속에는 카이사르의 초상이 그려진 동전을 간직하며 살았던 그들의 위선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들이 세상에 살면서 어느 것 한 가지도 하느님 께로부터 받지 아니한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 주셨던 생명도, 사랑을 나누는 가정도,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과 지식과 지혜도, 명예 와 권력과 재산도,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기르시고 품으시는 아버지 하느님을 떠나서는 누릴 수 없는 선물들임을 우리들이 잊는다면 말 그대로 배은망덕한 사람들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을 내신 하느님을 사랑하되, [우리들의 마음을 다하고, 우리들의 정성을 다하고, 우리들의 힘을 다 쏟아 부어서 하느님을 사랑할 줄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가르쳐주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시인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 당신께 돌려드리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주시옵소서] 라고 기도 드렸던 것입니다. 주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고, 한 말씀 고귀한 의견을 청하는 우리들이, 말과 형식만이 아닌 진실한 순종의 마음으로 말씀을 따르며, 주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할 줄 알고, 받은 것을 돌려드릴 줄 아는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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