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태일 십자가의 길 13처 14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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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11-12 | 조회수2,924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제 13처 우리 주 예수님의 시신을 품에 안으신 우리 어머님, 비로소 통곡하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어머니, 내가 못다 이룬 일 어머니가 꼭 이루어주십시오." 하였다. . . 그때부터 25년 동안 6번 옥살이 하고 구류를 밥먹듯 했으니 집에서 얼 마나 살았겠소. 그동안 여기저기서 얼마나 맞았는지 등쪽 목뼈가 튀어나 오고 구둣발로 밟혀 지금은 온 몸이 쑤셔 움직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또 태일이 얘기를 하고나면 속이 뒤집혀 며칠 동안 밥도 못 먹고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용하다고…. (이소선 여사 인터뷰 중에서)
●태일아,
내 가슴에 너에게 흔들어 보일 보랏빛 손수건 하나 꽂는다.
이제 나는 영원한 너의 어머니이며 수 천 만 노동자의 어머니로 수 많은 업보를 쌓으며 살 것이다. 그 업보로 다음 세상에도 나는 다시 전태일의 어머니,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4처 우리 주 예수님, 부활하시고저 무덤에 묻히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꺽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든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金力을 뜻함―엮은이)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민중의 나라, 노동자의 나라, 가난한 자의 나라, 억압받는 자의 나라, 이 나라로 오라.
부자의 나라, 자본가의 나라, 착취자의 나라 그 나라 거들떠 보지 말고
가난한 사랑 뒤업고 이 나라, 진실로 평화로운 시장으로 부활하라.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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