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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된 삶] (3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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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11-16 조회수2,35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33주간 수요일

                               <복된 삶>

                     2마카 7,1.20-31; 루가 19,11-28

 

[옛 속담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맡기지 말았어야 좋

을 것을 앞 뒤 가림 없이 일을 저지르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뭔가 조화롭지 못하

고 사고를 예견하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달란트

이야기에게도 좀 유사한 뉘앙스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종과 금화]라는 대목이

바로 그렇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종이라 할지라도 일생을 벌어서 금화 한 개를

만져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서민들이 일생을 벌어서

1억이라는 큰돈을 한꺼번에 만져보기가 어렵듯 말입니다.

 

그러나 고양이에게 맡겨진 생선이 고양이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오늘 복음의 종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것들을 이용해서 더 많은 재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은 그 종들을 칭찬하면서 자신이 다스

려야할 고을을 떼어서 그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주인의 뜻을 잘 알고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본분을 이행한 종들에게 뜻밖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일을 잘하는 것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쪽 방면으로 재질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진 재능은 대수롭지

않더라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전문가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처럼, 아무런 능력조차 얻지 못했다고 슬퍼하거나 불평해야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재능의 종류와 정도의 차이는 있다하더

라도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 나갈 때 처음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성과를 얻을 날이 찾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서 동일한 조건 속에서조차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이 어떤 대접을 받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불평만을 늘어놓거나, 남의 떡이 크다며 본분에는 불성실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느님

께서는 하늘 나라의 큰상을 마련해 두셨고, 잘 한 사람들에게 즉시 그 상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 있는 것마저 그들에게서

사라져갈 것임을 암시하는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에서의 복된 삶을 살기 위

해서는 성실성이 얼마나 많이 요구되는가 하는 점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들의 부족함과 나약한 인간성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보화를 맡겨주신 하느

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모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준비와 꾸준한 노력이 요

청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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