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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1999-12-09 조회수2,439 추천수4 반대(0) 신고

며칠전에 우리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

캐롤송을 연속 틀어가면서 크리스마스 기분에 혼자 취해서 열심히

장식을 했다.

예전에 어렴풋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들 자체에 하나 하나 의미가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별, 방울, 눈...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막연히 크리스마스 기분에 들떠서 하는 것 보다 좀더 그 의미를

되새기며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지만 그 의미가 잘 생각나질 않았다.

매해 아기 예수님이 이런 나를, 아무 생각도 없는 나를 위해 다시

이 땅에 오신다니 안타깝다.

단순히 크리스마스를 신앙적으로 대하지 못하는 걸로 끝난다면 어쩌면

다행이게.  정말 때묻고 하찮은 존재인 나를 위해, 이렇게 이기적인

나를 위해 다시금 태어나셔서 죽기를 원하시다니...

몸둘 바를 몰라야 할텐데 너무나 당연시하고 있다.

마치 구원은 맡아놓은 양.

"두려워 말라, 벌레 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 주리라."

어째서일까? 이런 벌레만도 못한 존재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시는걸까.

인간적인 관점에서 이해를 할수 밖에.

자식을 낳아본 사람들은, 그 끔찍한 산고의 고통을 겪고 가장 본능적인

고통을 맡본 사람들은 그런 아기가 자신보다 소중할 수 밖에 없다.

자라면서 그 아이의 재롱을 보며 하나둘씩 단어를 배워가며 아장아장

걷는 모습을 지켜본 부모는 그 아이가 커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든

다 용서가 되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 무엇으로도 끊어지지 않는 것이 부모 자식간의 정이다.

우리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시는 것이리라.

"너의 주 하느님인 내가 너의 오른손을 붙들어 주며 이르지 않았느냐?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도와 준다.’"

지금의 내가 어떻든 굳게 붙들어 주시고 놓지 않으시는 분이 주님이시다.

그분의 강한 손길에 내몸을 내맡기고 싶은 연약한 존재가 바로 나이다.

언제까지나 그렇게 의지하고픈 하느님이시다.

그런 분이 이제 오신다.

아주 작고 여린 아기의 모습으로, 순수 그 자체로 오신다.

요한처럼 그렇게 그분이 오시는 길을 절절히 닦아 놓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내 자신을 깨끗하게 하여 그분을 받아들일 준비는 해야겠다.

대림절, 그 기다림의 순간들, 늘 당신을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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