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제일 편한 사람은 '엄마'다.
엄마는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준다. 사랑하기에 모든 이성과 논리, 판단력을 떠나서
나를 믿어준다.
그런데 그런 엄마를 대하는 나는 때때로 가장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나 중심적인 생각이 엄마를 멍들게 한다. 멍이 들어도, 또 들어도 그저 한 없이
사랑하시기만 하니, 정작 엄마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나보다.
문득 계절이 바뀔 때, 엄마가 머리를 염색하는 것을 보았다. 하얗게 세어 버린 머리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정말 이상했다. 늘 검은 머리만 보았는데...
그러고 보니 정말 어렸을 때도 어머니의 새치를 뽑아 드리곤 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
커가면서 엄마와 나는 거리가 멀어졌다.
엄마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늘 모든 이야기를 가슴에 묻어 두고 사신다.
만약에 내가 엄마였다면... '나는 도저히 엄마 처럼은 못살아!'그런 생각이 들지만...
엄마가 안 계셨다면 오늘의 우리 가정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
엄마야 말로 내가 구세주를 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마음 써야할 분이라는 것을...
내가 내 멋대로, 맘대로 대하는 분이 바로 엄만데....
엄마를 통해 하느님은 늘 말씀하신다. '바르게 살거라. 어떤 일이 있어도 화목하게 지내거라.
화를 내서는 않된다.' 조용히 말씀하시는 엄마의 목소리가 진실한 회개를 외치는 세례자 요한의 말임을...
그런 엄마를 나는 얼마나 무시하고, 외면했던가?
엄마는 요즘 무척이나 대화의 상대가 필요하신가보다. 뭔가를 말씀하고 싶어하신다.
그러나 나를 생각해서 늘 마음에 묻어 두고 사신다. 엄마의 따듯한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것...
여기서 부터 주님의 오심. 평화를 구해야 겠다.
우리 가정 안에 주님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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