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4주간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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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2-18 | 조회수2,784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갑갑한 마음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은 판공성사 기간 - 제가 늘 말씀드린 대로 마음을 대청소하는 날, 우리 생활을 대청소하는 기간입니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본당판공을 마치고 저도 깨끗한 맘으로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려고 성사를 보았습니다. 얼마나 기쁘든지. 성사 후에 진해 바닷가에 머리도 식힐 겸 바람쐬러 갔다가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바다에 한 발이 빠지는 사건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어린이 미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아무 일도 아닌데 열심히 성탄 준비하는 우리 성당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하고 큰 싸움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뭐랬는줄 아십니까? 너희들 필요 없다. 난 못 참는다. 너희는 성탄 예술제때 아무 행사도 못한다. 집에 가라. 그랬습니다. 이런 폭력이 어디 있습니까? 어제 성사보고(밤 10시 30분이었습니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정말 사는 게 죄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곰곰이 그 일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일년동안 정이 많이 들어서 그 학생들을 절 친구처럼 가깝게 생각했던 일이었는데...제가 그만 속으로 "어떻게 세상에 이런 일이"하면서 쓸데없는 자존심 내세우고 학생들보다 어른임을 내세우고 그만 그 속에는 하느님은 어디로 가셨는지, 못나고 못난 저만 남았습니다. 세상에 말도 안돼는 일이 처녀가 아기 가진 일도 있고 하느님께서 하시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다고 주일학교 어린이들한테 말해놓고 돌아서서 그 모양이라니....이런 저도 과연 하느님의 오심을 기쁘게 맞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기쁘게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이 못난 제 안에서 당신의 사제직을 수행하시며 오늘도 살아오시기 때문입니다. 과연 하느님께서 못하시는 일이 없을 줄 알고 믿습니다. 주님! 오늘도 저희 안에 살아오시어 당신께서 그 옛날 마리아를 통하여 이 세상에 구세주를 보내 주셨듯이 오늘 저희가, 이 못난 저희가 오시는 당신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참된 겸손과 가난함에서 나오는 강건한 믿음을 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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