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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대축일(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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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창열 쪽지 캡슐 작성일2000-01-01 조회수2,920 추천수7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대축일

빛과 계시의 축일

 

 

 새해 첫 주일인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해마다 1월 2일부터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냅니다. "공현(Epiphania)"이란 "주님의 영광이 온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남"을 뜻합니다. 해마다 주님 공현 대축일에는 세 동방박사의 아기 예수 방문 이야기를 복음으로 봉독하기 때문에, 이 날을 ’삼왕래조’(三王來朝) 축일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공현 신비는 그 성격상 가나 혼인잔치에서의 첫 번째 기적과 주님의 세례 사건을 포함합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은 구세주의 탄생과 그 강생의 신비가 지니고 있는 공적인 의미를 확인하고 구세주 예수께서 ’만왕의 주님’이란 사실을 장엄하게 선포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신학자 융만은 말하기를, "성탄 대축일에는 하느님 아들의 비천한 탄생이 더 고양되고, 공현 대축일에는 세상을 비추는 신인(神人) 아기 예수의 위대하심이 두드러지게 표현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주님 공현 대축일은 ’제 2의 성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탄생하신 날이 성탄이라면, 주님 공현 대축일은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 구원과 교회의 보편성, 말하자면 하느님의 신비가 온 세상, 모든 백성에게 분명하게 알려진 것을 확인하고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동방의 세 박사 카스발과 멜키올, 발다살은 이방 민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별을 보고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을 찾아 왔다는 것은 하느님의 구원과 은총이 유대의 국경을 넘어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는 보편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기를 경배하며 드린 그들의 선물은 구세주 예수의 생을 가름하는 상징적인 예물이었습니다. 황금은 메시아로 나신 아기 예수를 하늘과 땅의 최고 통치자로 모신다는 뜻으로 그리스도의 왕권을 상징합니다. 유향은 기도와 흠숭의 상징으로, 그 향기로움을 한 분이신 하느님께만 드린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유향은 아기 예수가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는 것, 곧 그리스도의 신성을 뜻합니다. 몰약은 죽음과 장례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합니다.

 

 동방박사들을 인도하여 구세주 탄생의 자리, 곧 베들레헴의 마구간 위에서 빛나던 별은 하느님의 사랑과 온 누리에 알려진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 가운데 항상 머물러 현존하고 있음을 뜻하는 신호등이었습니다. 그 빛은 말구유 탄생에서부터 골고타 죽음에 이르기까지 두루 퍼져 어둠의 세상을 환희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그 빛이 순례의 여행길을 가고 있는 우리를 구원의 종착점까지 인도해 줍니다. 때로는 실망 가운데 머뭇거리는 우리 인생의 항로를 밝혀주는 빛으로, 때로는 절망감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에게 희망을 심어주면서...

 

 하느님의 구원 의지는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적용되는 보편적인 것임이 오늘 주님의 공현으로 밝혀졌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약속은 이스라엘 민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임이 오늘 주님의 공현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주님의 공현은, 구세주의 성탄이 갖는 의미와 내용을 보다 깊고 심오하게 드러내 주는 [빛과 계시의 축일]이 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은 그리스도 안에서 온 인류를 하나로 끌어 모으는 데 있습니다. 우리도 동방박사들처럼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별 빛을 따라 끊임없는 행진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사랑의 실천"인 황금과 "기도"로서의 향기로운 유향과 "고통 가운데서도 참아내는 인내"의 몰약으로 그분께 경배를 드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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