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새 전례 주간의 시작]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나는 여기 나병환자처럼... | |||
작성자박선환 | 작성일2000-01-10 | 조회수1,988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새 전례 주간의 시작>
어제는 동창 신부 한 명을 만났습니다. 유학생활을 거의 마친 상태에서 몸이 좋지 않아서 치료차 잠시 귀국한 동창이었습니다. 그 동창 신부님은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바로는 신부이지만 일상적인 본당 생활이 아니기에 극복해서 넘어야할 과정이 꼭 한 가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매일 기도하고, 자신의 삶과 복음을 묵상하고, 매일 미사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서 <참, 이상하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신도도 아니고 신부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텐데…>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이 겠지요.
하지만 신부이건 평신도이건 이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에 소홀해질 때 분명하게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의무가 주어져서 내가 그것을 할 수밖에 없을 때에는 잘 하던 사람도, 다른 누구의 간섭도 없이 오직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무엇을 하던지 혹은 하지 말던지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에서는 이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연중 첫 번째 주간의 제일 첫 날인 오늘,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셨다는 사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어제로서 성탄 시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전례 시기인 연중 주간에 들어선 우리들은 앞으로 이어지는 주간의 말씀들을 통해서 예수님을 통해서 복음이 선포되어 나가는 과정과 그 복음을 듣는 교회가 어떻게 성장해 가는가에 대해서 듣게 될 것입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라고 선포하시면서 당신의 첫 번째 제자, 네 명을 부르시는 장면이 소개됩니다. 이 제자들의 모습에 우리들의 삶을 비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사람을 낚는 이가 되기 위해서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인 제자들이 처음부터 주님을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준비된 제자들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주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시겠다는 약속만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비록 그 제자들의 첫 걸음은 주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어떤 긴장을 자아내고, 나아가서는 주님을 배반하는 길을 걸었었지만, 주님과 함께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끝나갈 무렵에는 성서와 말씀을 이해하고, 사람들 사이를 중재하며, 주님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던 것처럼, 우리들에게 있어서도 이와 같은 복음을 사는 사람, 부르심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자의식이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자의식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매일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 기도하고, 묵상하며,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더 이상 일이 아니라 생활자체, 삶 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요, 바로 그런 마음의 변화가 삶의 변화에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새 전례주간을 시작하면서 우리들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며 우리들도 주님을 따르는 성실한 제자들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