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사 수녀님의 말씀중에 이러한 말씀이 있다.
"멀리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항상 사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올해초에 내가 한 다짐은 한 가지. 내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자는 것이었는데 지금와서
그 다짐을 떠올려보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상처를
입히는 것 같다.
요근래 나의 삶은 전혀 신앙인의 삶이 아니었다.
자포자기식으로 남에게 탓을 돌리며 지냈다.
어설픈 희생은 더 깊은 사랑을 낳지 못하고 오히려 내가 너를
위해 이렇게까지 했는데 왜 나한테는 이렇게 밖에 못하나라는
원망과 부담을 안겨주었다.
이런 불만에 가득찬 나에게 주님은 다가오셨다.
야단을 치시는 것도 아니고 너무나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이다.
요새 조성모가 다시 부른 시인과 촌장의 노래 '가시나무'가 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 나무 숲 같네"
예전에 성서모임 연수에서 고백성사때 이 노래를 들었었다.
그 가사 한 마디 마디가 내 가슴을 찔러서 얼마나 울었던지...
사실 이 노래를 근래에 들은지는 꽤 되었는데 오늘에 와서야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내가 지금 그렇구나!
나의 아픔과 욕심들로 당신을 밀어내고 나 스스로를 구석에 몰아놓고
더욱 외로워하고 힘들어했구나 싶었다.
그곳에 나를 밀어놓은 것도 나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할 사람도
나다.
그것을 주님이 알려주셨다.
이젠 그곳에서 나오라고. 더는 머물지 말라고.
하지만 혼자서는 아니다. 주님이 내 손을 이끌고 계시니까.
내가 힘들다고 밀어낸 그 자리, 이젠 내가 다가가서 내 사랑으로
채워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