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수난을 통한 부활을 기다리는 때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던 제자의 배반을
아시면서도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사랑을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담담히 자기길을
가셨습니다.
설흔세해를 머리 둘 곳도 없이 사시다가
십자가를 지게 되신 예수님의 생애는
영광이라기 보다는 마냥 슬프기만 했습니다.
인간의 몸으로 사신 동안 예수님은 온전한
인간이셨고, 동시에 신이셨습니다.
저는 한번도 예수님을 묵상해 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저의 문제만을 묵상하면서, 소원을 가지고
믿고 구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만 했습니다. 믿음의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이 없고, 예수님은 다 아실 것이라고
합리화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마냥 슬픈 설흔세해의 생애가 생각이
났습니다. 제 삶을, 고뇌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던 자기중심성이 어쩌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랑! 좋지요. 하지만 저는 예수님을
사랑해 본적이 없는 이기적인 아집 덩어리의
고약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죄로 부터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로 부터 받은 사순절의 선물은 이젠
잿밥보다는 염불에 관심을 두어야 할 만큼
성숙된 마음으로 예수님을 사랑해야 겠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흐른지 너무 오래 되었던 눈물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면서 제가 원하는 것을
그대로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얼마나
떼를 썼는지요.....
"언젠가 그때가 되면"이라고 얼마나
되뇌었는지요.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러한 와중에서도"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인 것 같습니다. 사순시기가
끝나갈 무렵에 받은 예수님의 선물들 곱게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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