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누군가를 따라나서기(연중 14주 월)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거저 받은 사랑을 나누기(연중 14주 목)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10 조회수2,404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0, 7, 10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9,18-26 (예수의 옷에 손을 댄 여자; 살아난 회당장의 딸)

 

예수께서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께 절하며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일어나 그를 따라가셨다.

 

마침 그 때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병을 앓던 어떤 여자가 뒤로 와서 예수의 옷자락에 손을 대었다. 예수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예수께서 돌아서서 그 여자를 보시고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 하고 말씀하시자 그 여자는 대뜸 병이 나았다.

 

예수께서 회당장의 집에 이르러 피리 부는 사람들과 곡하며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다들 물러가라.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코웃음만 쳤다.

 

그 사람들이 다 밖으로 나간 뒤에 예수께서 방에 들어가 소녀의 손을 잡으시자 그 아이는 곧 일어났다. 이 소문이 그 지방에 두루 퍼졌다.

 

 

<묵상>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주님으로서 항상 우리보다 앞서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을 이끌어가시는 분이 아니라, 누군가를 따라 길을 나서시는 분이셨습니다. 우리의 유일한 주님이시고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을 따라 가신다는 것이 언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 따라 나선 사람이 누군인지를 살펴보면 예수님의 행동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회당장을 따라가셨습니다.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하고 간청하는 회당장을 따라가신 것입니다. 언제나 "나를 따르라."고 가르치셨던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약하고 힘없는 한 사람을 따라가신 것입니다.

 

회당장의 딸은 이미 죽었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예수님께 다가갈 수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죽은 회당장의 딸을 예수님께 데리고 가서 다시 살려달라고 애원할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감히 예수님께 자신의 집으로 가서 죽은 딸을 살려달라고 간청하는 회당자의 태도가 조금은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귀찮은 내색도 전혀 없이, 그리고 무례하다는 생각도 전혀 없이 순순히 회당장을 따라가십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회당장의 믿음을 높이 보셨기에 따라가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보신 것이 회당장의 믿음만은 아닙니다. 딸을 잃고 슬퍼하는 아버지의 쓰라린 마음, 회당장의 딸의 안타까운 죽음에 함께 하신 것입니다. 평범한 사람의 고통을 보시고, 그 고통에 함께 하신 것입니다. 이 고통의 현실이 바로 예수님을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이처럼 아무 꺼리낌없이 고통에 빠져 있는 형제를 따라나서는 마음이 곧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우리 주위에도 우리 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이웃, 천박하게 사는 이웃, 삶의 고통을 호소하는 이웃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웃들을 보면서 마음으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선뜻 이들을 따라나서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따라 나선다면 자신이 그 사람보다 낮아지는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으로 고백하는 예수님께서는 몸소 당신보다 비천한 고통받는 이웃을 따라가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각자의 자리, 지위, 처지를 고집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대접해주고 모시기를 기다려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기꺼이 우리보다 못한 형제 자매를 따라가 그들이 생활하고 있는 처지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주님을 따르는 길이 될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