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단순함의 미덕(연중 15주 금)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상지종신부님께.감사를드리며! | |||
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0-07-21 | 조회수2,069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2000, 7, 21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12,1-8 (안식일의 주인)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는데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잘라먹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저것 보십시오. 당신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그는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그 일행과 함께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지 않았느냐? 그것은 사제들밖에는 다윗도 그 일행도 먹을 수 없는 빵이었다. 또 안식일에 성전 안에서는 사제들이 안식일의 규정을 어겨도 그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책에서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잘 들어라.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에게 동물을 잡아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더라면 너희는 무죄한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묵상>
단순한 사람이 聖人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함의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단지 '생각이 없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을 뛰어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상황에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생각은 생각을 낳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 생각들 때문에 그 상황이 지닌 본질적인 모습은 잊혀지고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단순함입니다. 단순함은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니 말입니다.
복잡함이 머리라면, 단순함은 가슴이자 마음입니다. 머리가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배가 고파 안식일 규정을 어긴 사람이 있습니다. 머리는 이들을 단죄합니다. 그러나 마음은 이들을 받아들입니다. 복잡한 생각은 이들에 대해 이것 저것 재보고 평가합니다. 단순한 마음은 이들의 배고픔을 이해합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똑똑했습니다.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안식일 규정을 그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잘라먹은 사람을 고발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사고로는 이 모든 것은 정당한 것이고 정의였습니다. 여기에 분리와 배제의 원리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했습니다. 배고픈 이들의 배고픔에 함께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복잡한 안식일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으셨습니다. 아니 안식일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정의를 담아내는 사랑 말입니다. 여기에 관용과 포용의 원리가 있습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 잘난 사람이 늘어가는 세상 안에 살아가면서 단순함을 생각합니다. 단순함으로써 다른 이들을 품에 안는 사랑의 삶을 생각합니다. 예수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거스르는 삶을 예수님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