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람, 사랑, 삶(연중 20주 금)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믿음의 결단(연중 21주일)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8-25 조회수2,398 추천수12 반대(0) 신고

2000, 8,26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22,34-40 (첫째가는 계명)

 

그 때에 예수께서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문을 듣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 중 한 율법 교사가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선생님,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 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묵상>

 

사람, 사랑, 삶

 

어딘지 모르게 어감이 비슷하게 다가옵니다. 사람, 사랑, 삶이 같은 어원에서 나온 단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사실 이 세 가지가 서로 떨어질 수 없습니다.

 

사람은 사랑함으로써 참된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랑이 없는 삶은 사람의 삶이 아니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참된 사람이 아닙니다.

 

이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만큼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흔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도 그저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교회에 나오면 의례 듣게 되는 말이 '사랑하라'는 것 정도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첫사랑의 순간처럼 '사랑'이라는 말을 들을 때에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을까요? '사랑해' 라는 말이 그저 의례적인 인사 치례가 아니라, 진정으로 차가운 마음을 녹이고, 딱딱해진 가슴을 부드럽게 하는 감미로운 음성으로 전해질 수 있을까요?

 

사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과 마음으로 사랑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참된 사랑은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참된 사랑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 마련입니다. 마음과 의지, 생명까지도 사랑하는 이에게 온전히 내어놓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전하려는 '나'와 내가 사랑을 전해주고자 원하는 '너'를 온전히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 '너'를 또 하나의 '나'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참된 일치와 화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우리가 하나되는 데에 너무나도 커다란 장벽을 수없이 쌓아놓고 있습니다. 돈, 지위, 권력, 지식 등, 여러가지 잣대로 사람을 갈라놓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모든 이들과 어울리셨습니다. 그러기에 당시에 잘난 사람들, 사두가이파 사람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 그리고 율법학자들로부터 끊임없는 시기와 질투, 모함을 받으셨고 마침내 십자가를 지게 되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율법학자는 예수님께 시비를 걸고자 가장 큰 계명을 물어온 것입니다. 율법에 능통한 율법학자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계명을 모를 리 만무합니다. 이들은 사랑이라는 계명을 알고 있되, 결코 사랑을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난하고 무식한 형제 자매들을 자신의 이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도 많은 율법학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율법학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방해하는 온갖 유혹들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바로 지금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바로 지금이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위하여 십자가 위해서 생명을 내어놓으신 예수님의 뒤를 따르고자 결단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사랑은 보이지 않는 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작은 사랑을 실천하면, 그 사랑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이웃에게 전파되어 서로 서로에게 사랑 넘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2000년 전 예수님의 사랑이 지금 우리가 어울려 있는 교회라는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어낸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우리가 사랑을 지피는 작은 불씨가 되어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