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인간적인 그러나...
이전글 이전 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QT묵상  
작성자송영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26 조회수2,325 추천수6 반대(0) 신고

예수님께서는 일하는 중에 어머니와 형제들이 기다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내 어머니요 형제라며 사사로운 정을 물리치셨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생활을 들여다 보면 이기적이던 시간으로부터 벗어나 기껏 한다는 일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픈 정도의 일입니다. 나하나도 주체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다른사람까지 상관하는가 하는 이기심이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냉정한 무관심의 근거였습니다.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언어는 나의 무능력이었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인간적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 헌신하셨고, 가족들을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아쉬움은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는 그다지 친절한 분이 아니십니다. 저희에게 주신 사랑과 수고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나는 절대로 따라하지 못할 겁니다. 그 마음 속에는 한알의 밀알이 썩는 의미를 담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 나아가자는 저의 청은 거절하십니다. 세상 속의 인간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오신 분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는 용기있는 세계관이 아쉽습니다.   

 

예수님이 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멀리하신 것은 아니셨을 것입니다. 무능한 것은 물론 아니고, 이기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건 아마도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이 주님의 자녀임을 아시는 모든이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작은 사랑도 힘든 일이지만 모든 이를 사랑할 수 있는, 인간적임을 넘어서는 사랑을 예수님은 실천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주님, 항상 인간적이기조차 힘들어 버둥대는 저이지만, 항상 죄만 짓는 약한 저이지만 당신께서 베푸신 자비로 사랑하는 어머니가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는데 한 역할을 하게 허락하시고, 만나주십시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