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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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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민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30 조회수1,950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늘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계셨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

 

마귀가 들려 미친 사람들, 가난한 여인들, 구경꾼들, 그리고 당신께서 직접

 

뽑으신 열두제자들... 그들은 모두 당신 지척에서 당신 행하시는 일들을

 

보았고, 치유를 받았으며, 이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영광의 역사에 함께

 

있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당신 뵙기를 원했고, 옷자락끝이라도 만져 보기를 바랐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당대 최고의 유명인 - 비록 그 당시 뿐이었겠습니까마는 -

 

, 만인의 우상이었으며, 별중의 별, 그야말로 ’수퍼스타’이셨습니다. (그러나

 

진정 당신곁에는 아무도 없었고, 당신은 언제나 혼자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당신이... 어찌된 일입니까. 당신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너희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 두어라. 사람의 아들은 머지 않아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게 될 것이다."

 

 

 엄청난 사실을, 이와 같이 담담하고, 무서우리만치 차분하게 언표하시는

 

당신의 서린 기품과 위엄앞에, 다혈질에 일자무식인 제자들조차도,

 

어리둥절하기에도 앞서, 자신들도 모를 침묵을 지킵니다. 마치 그렇게 함으로써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그들이 부정할 수 있기라도 하듯이.

 

 

 준열한 당신의 침묵앞에 제자들은 어떠한 말씀도 여쭈올 수 없었지만,

 

속으로는 반발과 거친 물음들이 어지러이 빗발쳤을 것입니다.

 

 

"이건 말도 안돼, 우리 선생님께서 어떻게...?"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일이야. 하느님의 아들이 그렇게 무력하게시리

 

끌려가실 리가 없어."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우리가 어찌 가만히 있을 쏘냐? 우리가 얼마나 그분을

 

사랑하는데...사랑하는데..."

 

 

 예수님.

 

 당신 제자들은, (그리고 우리들은) 도무지 당신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없인 한시라도 살 수 없는 저희들을 두고 어찌 그리 무서운 말씀을

 

하시옵니까?

 

 

 그러나 주님, 언제나 그러하시듯, 불쌍한 저희를 용서해 주십시오. 미약한

 

저희는 오직 저희 인간의 일만을 돌보았지, 당신의 일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주님, 어찌하여 홀로 괴로우십니까? 어찌하여 홀로 눈물 흘리시옵니까?

 

 내 주님, 저희들이 있지 않사옵니까? 당신 친히 거두신 애제자, 저희들이 있지

 

않사옵니까?

 

 저희도 당신 외로움에, 고통에 함께 있게 해 주십시오.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를 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것조차 당신과 같이 되는 황송한

 

일이오면, 차라리 당신 발아래 부드러운 먼지이게 하소서.

 

 

 주님, 아직 가시지 마옵소서. 아직 당신을 사랑한다 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한다...사랑한다...말조차 못했습니다, 내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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