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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출]출애굽의 서막(출애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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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1 조회수2,083 추천수5 반대(0) 신고

 

서울대교구 Catholic 청년주보(10월 1일 자)에 게재한 글입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출애굽기 1,1-22을 꼭 먼저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출애굽의 서막: 하느님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의 대립(출애 1,1-22)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터전 한 가운데서 당신의 일을 하십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섭리와 역사는 인간의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며, 인간의 역사는 하느님의 역사를 담아내고 표현하는 한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하느님의 섭리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인간은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고 비인간화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 안에는 하느님의 섭리를 거스름으로써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불행한 순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출애굽의 여정을 시작하는 오늘 그 수많은 순간들 중에서 특별히 에집트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에 주목하게 됩니다.

 

에집트로 이주한 이스라엘 백성은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가득 찰 만큼 무섭게 불어났습니다. 그런데 요셉의 사적을 모르는 왕이 새로 에집트의 왕이 된 후 이스라엘 민족은 강제 노동을 통한 극심한 억압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가고 갈등과 분열의 시대가 왔습니다. 에집트 땅에서의 이스라엘 민족의 정착과 번성, 이민족들이 한 가족처럼 어울리는 평화로운 삶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역사를 이제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파라오의 억압과 탄압이라는 인간의 역사가 가로막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이웃을 형제가 아니라 경쟁 상대로, 자신이 살기 위해서 죽여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순간, 하느님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더 이상 하나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역사는 하느님의 역사에 반하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게 됩니다. 생명을 몰살하려는 극악무도한 시도조차 이러한 인간의 역사 안에서 정당화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결코 침묵하시지 않습니다. 서서히 그러나 쉼 없이 인간의 역사를 다시금 당신 품에 담아내시기 위하여 움직이십니다. 이제 출애굽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 나의 삶의 역사는 하느님의 역사와 일치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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