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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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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1 조회수2,648 추천수13 반대(0) 신고

9월 30일 : 성 예로니모 기념일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모른다...

 

며칠 전에 우리 형제 하나가 부제로 서품되었다.

두봉 주교님께서 주례를 해 주셨다.

주교님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주셨다.

한마디로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알아라!> 라는 것이었다.

부제로서 성품의 첫 단계를 밟게 되는 형제에게,

그리고 이미 사제로 서품된 형제들에게

주교님은 <부제>임을 언제나 기억하며 살라고 하셨다.

부제는 우리말 번역상의 문제로 <주제>인 사제의 보좌라는

개념이고 마치 성직자가 아닌 듯 보여지기 쉽다.

부제는 <섬김>이라는 단어에서 나왔다.

부제는 섬기는 자, 봉사하는 자이다.

사도들이 <기도와 말씀선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회 전반의 일을 맡아 봉사하도록 뽑힌 이들이다.

 

사제라고 해서 부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

주교라고 해서 사제가 아닌 것은 아닌 것처럼...

견진을 받았다고 해서 세례의 인호가 없어지지 않은 것처럼

사제는 영원한 부제이다.

 

오늘날

우리 사제들은 <주제>이기 전에 <부제>임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는 윗사람으로가 아니라 아랫사람으로,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사제로 불러주신 것이다.

 

수도자는 어떤 의미에서 <품을 받지 않은 부제들>이다.

가난하고 겸손하며 섬기는 삶을 살도록 초대받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성 베네딕도도 성 프란치스꼬도 부제였는가 보다.

아직도 이들의 부제였음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품을 받지 않은 부제>였음은 그들의 삶이 증명한다.

 

오늘날 여성사제, 평신도 종신부제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평신도 종신부제직은 이미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주교회의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품을 받고 받지 않음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같다.

<품을 받지 않은 부제>로서의 삶이 평신도든, 수도자든, 성직자든, 남성이든 여성이든

우리 모든 크리스천 제자들에게 요구되는 삶이 아닐까?

교회 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선포된 성인들이 있는가 하면

이름 모를 숨은 성인들은 훨씬 더 많지 않을까?

그들의 공로와 전구가 교회를 이끄는 힘이 아니겠는가?

 

우리 교회는

성직자들이 주교요 사제이기 이전에 자신들의 품의 원천에 <부제품>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교회가 되어야만 한다.

수도자들이나, 평신도들이 <법적인 품>보다는 <영적인 부제품>을 받은 사람들임을

자각하는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한다.

 

암, 그렇구 말구...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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