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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욥은 왜 불평도 한마디 없을까?(QT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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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이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4 조회수2,361 추천수9 반대(0) 신고

<말씀> 욥기3,1-3. 11-17. 20-23

 

 욥이 먼저 입을 열어 자기의 생일을 저주하며 부르짖었다 "내가 태어난 날이여, 차라리 사라져 버려라. 사내아이를 배었다고 하던 그 밤도 사라져 버려라. 내가 어찌하여 모태에서 죽지 아니하였으며, 나오면서 숨지지 아니하였는가? 어찌하여 받을 무릎이 있었고, 어찌하여 내가 빨 젖이 있었던가?

나 지금 누워서 안식을 누릴 터인데, 잠들어 쉬고 있을 터인데, 저 허물어진 성터에 궁궐을 세웠던 지상의 왕들과 고관들과 나란히! 황금을 자랑하고 은으로 집을 채웠던 성주들과 나란히! 나는 어찌하여 낙태되어 묻힌 핏덩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빛도 보지 못한 벌거숭이가 되지 못하였는가? 그 곳은 악당들이 설치지 못하고, 삶에 지친 자들도 쉴 수 있는곳, 그런데, 어찌하여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죽고 싶지만 죽을 수조차 없어 보물을 찾듯 파헤치다가, 묘지의 돌만 보여도 반갑고 무덤이라도 만나면 기뻐 소리친다! 빠져 나갈 길은 앞뒤로 막히고 하느님께 영락없이 갇힌 몸이로구나."

 

<묵상>

*하느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고달픈 자에게 빛을 주시고 괴로운 자에게 생명을 주시는 분(20절)

 

*내게 주시는 교훈은?

 -절망 속에서도 하느님의 빛과 생명을 감지하고 하느님께 갇힌 몸임을 깨닫는       욥의 신앙.

 

 오늘 욥은 타들어가는 고통을 절망적으로 부르짖고 있다.

성공한 거부였던 그의 소와 나귀들, 양떼와 낙타떼 등 모든 재산은 순식간에 날아가버리고, 일꾼들은 살해당했으며 급기야 아들과 딸들마저도 어이없는 사고로 한꺼번에 잃고 만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온 몸은 심한 피부병으로  몰골마저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

욥은 더 이상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자신의 호흡이 붙어있고 의식이 깨어있어 이 모든 재앙을 그대로 자각할 수 있음이 얼마나 오욕스럽고 괴로웠으면 욥은 자신의 생일을 저주하고 죽음을 이상향처럼 그리겠는가.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욥은 그토록 고단한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도 하느님을 떠나지 않는다. 하느님은 여전히 빛과 생명을 주시는 분이심을 탄식처럼 읖조리고 자신은 꼼짝없이 하느님께 갇힌 몸임을 인정한다.

 

바로 이것이 기적이다.

하느님 아버지는 결코 당신의 자녀를 버리지도 포기하시지도 않음을 욥은 하느님과의 오래고도 깊은 교제를 통해 체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처지가 어떠하다 해도 그 분이 나에게 어떤 분이심을 욥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빠져나갈 길은 앞뒤로 막히고 하느님께 영락없이 갇힌 몸’(23절) 이라는 그의 독백은 하느님만이 나를 책임지실 수 있다는 절대 믿음의 고백이다.

 

그렇다.

사면이 막혀있다고 느껴질 때가 실은 내게 축복의 시간이다.

세상의 어떤 방법도 묘책도 수완도 나의 무기가 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내 인생 길에 오늘의 욥과 같은 심정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그럴 때 내가 빠져나갈 길을 찾아 헤매고, 하느님 아닌 사람이나 수단에, 혹은 재물에 갇혀있다면 그 분은 나의 고달픔과 괴로움을 해결해 주실 수 없다.

욥처럼 내가 하느님께 갇혀있음을 깨닫고 고백할 때 하느님은 나게게 빛과 생명을 주실 수 있음을 믿는다.

그러나 욥의 이러한 고백은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음을 새삼 깨닫는다.

욥은 인생길을 꾸준히 하느님과 동행해 왔으며 하느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체험이

그의 삶속에 잔잔히 녹아있었으므로 이러한 고난의 때에 그분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었음을 기억하자.  

 

 ’그는 완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사람이었다(욥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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