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혼에 대하여 가르치심...
이전글 [탈출]모세의 탄생과 성장(출애 2,1-22)  
다음글 그리스도인만의 구원(10/9 강론)  
작성자김민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8 조회수2,251 추천수8 반대(0) 신고

 오늘 복음에서는 이혼에 관한 예수님의 유권해석과, 이미 여러 복음에서 드러난 바 있는 어린이에 대한 사랑에 대한 내용들이 나옵니다. 이중 이혼에 대하여 하신 말씀에 대하여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속을 떠 보려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질문을 받고, 예수님께서는 "모세를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하고 반문하시는데, 이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정석’대로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당시 사람들은 모세의 율법을 따르고 있었고, 그것은 상당히 남성중심의 편협된 법률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남녀평등을 표방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성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 공공연히 행하여 지는데, 여성을 남성의 부속물 또는 노리개 쯤으로 생각했던 당시 사회에서는 실생활에서뿐만아니라 사회의 법률에 있어서도 얼마만한 불평등이 존재했었는지는 쉬이 상상이 갈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것이 당연히 지켜져야할 법이었고, 그 법은 모세에 의해 정해진 것이기에 불가침의 권위가 주어진 것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대답("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에 예수님게서 하신 말씀에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한 것이다."라고 하신 부분이 나오는데 그 표현과 내용에 있어서 흥미를 끌 만 한 것 같습니다. "굳을대로 굳어져서"는 재미있는 우리식 표현인 것 같은데, 영어번역본에서는 "너무도 (그들을) 가르치기 힘들어서(so hard to teach)"라고 나오는 것으로 보아, 모세조차도 당시 사회의 엄격한 풍습과 사람들의 생각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이러한 의식구조를 어찌할 수 없었음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당시로선 최고의 ’수퍼스타’요, 하느님의 대리자라고 할 수 있었던 모세의 한계성(모세의 능력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을 인정하는 이 말씀에서 우리는, 누가 모세보다도 더 위대하며, 하느님의 진정한 아들이 누구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모세 역시 우리가 공격하는 성조들 가운데 한분이시지만, 그 분이 하느님의 아들은 아니며, 오직 예수님만이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해서 영원하신 그분의 유일한 아들이라는 사실이 분명해 집니다.

 

 모세의 법에 대한 예수님의 이 말씀은 성서해석의 ’역사적 유연성’ 또는 ’발전의 가능성(완성된 것이 아니기에)’을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가르침은, 인간의 법이 하느님의 법보다 위대할 수 없으며, 전자(인간의 법)는 후자(하느님의 법)에 근거해서만이 진정한 귄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모세의 법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하는’ 것이라 하셨고,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된다"고 하시며, 자기의 논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권위에 의탁하셨던 것입니다.

 

 남편에 의한 일방적 이혼뿐만이 아니라, 이혼 자체를 부정하시고("하느님께서 짝지어 놓으신 것을 사라이 갈라 놓아서는 안된다"), 남녀가 평등함("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을 강조하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야말로 혁명적이지만, 그 생각은 모두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기에 진정한 귄위를 가질 수 있었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