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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인만의 구원(10/9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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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09 조회수2,256 추천수14 반대(0) 신고

유명한 독일의 신학자 중에서 ’칼 라너’라는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 분에게는 커다란 의문이 하나 있었어요. 즉, ’왜 악인들과 독재자들 가운데는 그리스도인이 많은가? 그들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 때문에 무척이나 고심을 했지요. 그리고 그 결과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는 논문을 제시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신자 가운데 의인과 악인이 있고 비신자나 이교인 가운데에도  역시 의인과 악인이 있는데, 그 중 구원의 대상은 신자, 비신자 건 상관없이 익명의 의인들 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르지요.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을 만납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 중에는 분명히 성당에 다니는 신자도 있고, 성당에 다니지 않는 신자도 분명히 있지요. 이런 만남에 있어서 우리가 선호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요? 신자든, 비신자든 상관없이 보다 양심적이고 진실된 사람을 우리는 더 좋아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런 마음처럼 하느님께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칼 라너’의 입장인 것이지요. 그런데 정말 그럴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는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읽고 묵상해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더 강하게 듭니다.

 

이 비유에서 등장하는 사람을 한 번 보지요. 여행자, 사제, 레위인, 사마리아 사람이 나오지요. 여행자가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서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여행자 옆을 사제가 지나가게 되었지요. 사제는 성전에서 일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당시의 율법을 보면, "죽은 사람을 만지면 7일 동안 부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여행자가 죽었다면, 돕는다고 해서 만지면 7일 동안 부정하게 되기 때문에 사제는 성전에 들어갈 수 없겠지요. 즉, 사제는 이웃 사랑에 대한 계명보다는 의식을 더 따랐기 때문에 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다음으로 레위인이 지나갑니다. 그 당시에 도적들이 속임수를 쓰는 수가 많았다고 합니다. 즉, 도적 중의 하나가 아픈 척하고 길에 드러누워서 지나가는 행인이 접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가까이 오게 되면, 도적의 다른 무리들의 덮쳐 강탈하는 경우가 참 많았지요. 따라서 레위인은 혹시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즉, 그 레위인은 위협을 무릅쓰고서 남을 도울 생각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그 여행자 곁을 사마리아인이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이 따르라는 율법을 지키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름데로 정직하게 그리고 신의를 지키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관 주인도 그를 믿고서 그 사마리아 사람과 환자를 받아주지요. 이런 정직함과 신의를 가지고 있기에 그는 거의 죽게 된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고 치료를 했던 것이었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알고 규례대로 살면서 스스로 하느님 앞에 의인이라 자처하는 이들보다, 하느님의 뜻을 참으로 실천한 사람은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하십니다.

 

이웃 사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주님께서 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이웃 사랑의 실천은 단순히 동정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실천이 따라야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모습을 주님께서는 원하실 것입니다.

 

단순히 영세를 받음으로써 우리에게 구원이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영세를 받음으로써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이 열려 있지요. 하지만 이웃 사랑에 대한 어떠한 실천도 없다면 절대 구원을 받을 수 없음을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반성하면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기위해 더욱 더 이웃 사랑에 힘을 쏟았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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