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의 편이 되자(연중 27주 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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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2000-10-12 | 조회수2,010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어떤 성당의 교리 선생님께서 학생들이 순수함을 잃고, 점점 세상의 물질만능주의에 빠져가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작은 것 안에 소중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처럼 큰 것, 그리고 좋은 것만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고서 어떻게 할까 궁리를 했지요.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학생들에게 은행나무 잎을 하나씩 가져오라는 숙제를 내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이들은 나뭇잎을 하나씩 가져왔고, 선생님은 이 은행나무 잎에 대해서 친구들의 나뭇잎과 비교해서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어떤 이야기도 하지 못했지요. 그저, "제 것이 얘 것보다 커요, 작아요." 정도 밖에 이야기를 하지 못했답니다.
아이들의 발표를 모두 마치고서는, 선생님께서는 현미경으로 각자가 가져온 나뭇잎을 보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그냥 눈으로 볼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고, 똑같은 나뭇잎이지만 그 안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모두 똑같은 은행나무의 잎이지만, 이 것 역시 하느님의 정성이 가득 들어서 창조되었고, 그래서 저마다 다른 독특한 성격이 있는 것이지. 사람들도 이 나뭇잎과 똑같단다. 즉, 우리들 모두도 하느님의 정성이 가득 들어서 창조되었고, 그래서 나름대로의 성격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그런데 이런 진실을 알려면 우리가 현미경으로 나뭇잎을 보듯이, 집중력을 가지고 자세히 보려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단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과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단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다보니,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지.
너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마치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볼 때, 나뭇잎의 성격과 특성을 더 잘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도 그렇게 자세히 볼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거야."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시지 않기 때문이었지요. 그들의 구미에 맞추어 예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먼저 자신의 판단을 접어두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판단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판단 기준은 율법이라고 말하면서, 비록 옳은 일을 하는 예수님이지만 예수님을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서 마귀를 쫓아낸다고 비방하고 있는 것이었지요.
예수님께서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나는 주님을 반대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남을 판단하라고 하지 말라고 하신 주님의 뜻에 반대되어,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 모습 역시 주님을 반대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뜻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니까요.
주님 편에 서기 위해서는 나의 개인적인 판단을 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나의 욕심과 남을 판단하는 마음을 버릴 때 우리는 주님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내가 될 때, 우리는 주님의 편이 될 것입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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