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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를 얻기 위한 자유(연중 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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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16 조회수1,450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0, 10, 15 연중 28주일 복음 묵상

 

 

마르코 10,17-30 (부자 청년-낙타와 바늘귀, 백배의 상)

 

그 때에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어떤 사람이 달려와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선하신 선생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하느냐? 선하신 분은 오직 하느님뿐이시다.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하지 마라.' '남을 속이지 마라.' '부모를 공경하여라.' 한 계명을 너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선생님, 그 모든 것은 제가 어려서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시고 대견해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그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놀랐다. 그러나 예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똑바로 보시며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다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의 복도 백배나 받을 것이며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묵상>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자유가 있습니다. 어떠한 속박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와 어딘가에 속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가 그것입니다. 철창 속에 갇혀있던 사람이 석방되었을 때에 얻게 되는 자유가 앞의 것이라면, 길을 잃고 헤매던 아이가 어머니 품안에 다시 안김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는 뒤의 것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본다면 현실에서 주어지는 온갖 제약들, 눈에 보이는 재물이나 보이지 않는 온갖 형태의 것들, 이기심, 질투, 욕망 등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느끼는 자유가 앞의 것이고, 예수님을, 복음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름으로써 하느님 품안에서 누리는 자유가 뒤의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자유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예수님을 찾았던 부자는 자신의 재산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따름으로써 온전한 자유를 얻게 될 것이지만, 아니 어쩌면 온전한 자유를 얻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지만,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먼저 자신의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 先行的 자유는 특별히 가난한 이를 위한 자기 개방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다른 이들과 나 사이에 놓여있는 장벽을 허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살아가면서 이 자유를 얻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그 형태가 어떠하든 간에 구체적이고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반면에 자신의 소유물로부터 이탈함으로써 얻게 될 자유는 지극히 관념적이고 모호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자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자유를 요구하십니다. 당신을 따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말이지요.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당신을 따름으로써 하느님 품안에서 누리게 될) 자유를 얻기 위해 먼저 (자신이 가진 것,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소유물들로부터) 자유로워지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오죽하면 가진 것이 많은 사람(부자)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쉽다고 하셨겠는가? 가히 절망적으로 들리는 이 말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고 이를 다른 이들을 위해 선뜻 내어놓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러한 절망감이 내 자신을 사로잡을 때 예수님께서는 희망의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그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느님은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무슨 일이나 다 하실 수 있다."

 

결국 하느님을 믿고 의탁함으로써 멋지게 실마리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자유를 얻기 위해 자유로워야 하는데, 이는 참 자유를 주시는 하느님께 의탁함으로써, 결국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함으로써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문제처럼, 전후가 얽히고 설켜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어떤 자유가 먼저인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참 자유를 얻는 것이 삶의 궁극적 목표이니까요.  다만 지금 저의 처지에서 내가 가진 것을 생각하고 이를 나눌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그 다음은 주님의 몫이니까요.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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