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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빈과 탐욕(연중 29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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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10-23 조회수2,157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00, 10, 23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복음 묵상

 

 

루가 12,13-21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그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사람이 예수께 "선생님, 제 형더러 저에게 아버지의 유산을 나누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자 예수께서는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관이나 재산 분배자로 세웠단 말이냐?"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탐욕에도 빠져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하시고는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이 곡식을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하며 혼자 궁리하다가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 창고를 헐고 더 큰 것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산을 넣어 두어야지.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이제 몇 년 동안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하셨다.

 

이렇게 자기를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은 바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삶이 지녀야 할 소중한 모습 중의 하나인 청빈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청빈은 단순한 물질적 가난, 무소유가 아닙니다. 청빈은 하나의 '목적을 지닌 비움'입니다. 그리고 이 목적은 '하느님을 향한 삶,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청빈을 '목적을 지니 비움'이라고 말할 때, 말이 '비움'이지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를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구원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여러분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이 구원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이렇게 구원은 사람을 공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에페 4,8-9)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주님께로부터 받은 은총을 자신의 공로인양 자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사소한 것이라 할 지라도 일상 생활에서 주어지는 주님의 은총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청빈한 삶의 시작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어떤 탐욕에도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청빈의 반대는 탐욕입니다. 유형 무형의 여러 가지 것들을 자신의 손안에 넣으려는 마음, 태도 그리고 행동이 탐욕입니다.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이나 소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을 순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탐욕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탐욕을 별로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청빈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 탐욕을 먼저 경계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참으로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식의주, 사랑하는 마음, 지혜와 지식, 이웃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마음, 다른 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시간들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지니고 있는 부자들입니다.

 

이처럼 부자들인 우리는 매 순간 하나의 선택 앞에 놓여있습니다. 이 모든 소유를 자신의 공로로 얻어낸 전리품으로 생각하여 독점하려는 '탐욕에 빠진 어리석은 부자', 즉 자기를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과 이웃에게 인색한 사람이 되느냐, 아니면 보잘것없는 우리에게 이처럼 값진 선물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 선물들을 이웃과 나누는 '청빈한 부자'가 되느냐가 바로 우리 앞에 놓여진 선택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는 것만큼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청빈의 삶이기에 섣부른 자신감은 교만에 빠지게 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겸손하게 청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의 선물을 주님께 청하면서 자신을 내맡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과 함께 청빈한 한주간이 되시기를 기원하며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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