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의식화 운동..(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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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02-12 | 조회수2,494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내가 활동하고 있는 수련관은 꽤나 청결한 곳이다. 직원분들이 열심히 청소를 하셔서도 그렇지만 함께 활동하고 계시는 수년님들이 무척 청결하셔서 그야말로 반질반질하다.
근데 가끔 수년님들을 놀래키는 일들이 벌어진다. 수련회에 온 아이들이 쉽게 복도나 강의실 바닥에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런 친구들을 만나면 "얘야! 너 침 뱉었니? 왜 그랬을까?" 하고 질문을 할 때가 있다. 물론 대답은 당당한 무표정으로,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뭘 그러냐는 표정을 하며 "그냥여!" 이거나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묵비권을 행사한다. 물론 고개를 숙이며 나의 시선을 피한다.
난 그들의 그런 모습과 표정을 보면 참 안타깝다. 왜냐하면 그들이 전혀 의식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그야말로 ’무의식적으로’ 그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일은 단적인 예가 되겠다. 우린 얼마나 의식하지 않고서 행동을 하는 지 모른다.
"난 왜 바닥에 침을 뱉는가?" "난 왜 회의 시간에 나의 의견을 말할 때만 되면 눈이 커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면서 커지는가?" "난 샤워할 때 왜 일정한 순서를 밟아서 씻는가?" " 난 왜 당황하거나 어색할 때 머리를 쓸어올리는가?" "길을 걸을 때 바닥의 보도블런 선을 왜 넘어서 가는가?" "담배를 필 때 왜 필터를 깨무는가?"등등. 우린 얼마나 나의 의식과는 상관 없이 무의식적으로 , 습관적으로 행동을 하는지 모른다.
무의식적인 행동을 조금 씩 의식화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내적인 성숙의 가장 중요한 방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기에 새롭게 다가오는 삶 안에서의 사건들을 새롭게 체험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기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상황을 읽어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그렇기에 늘 똑같은 일상, 똑같은 사건으로 체험되는 그런 나의 삶! 그리고 다른 사람과 만나기를 꺼리게 되는 나의 삶이 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기에 오늘 복음에서 처럼 예수님은 나에게 "그래도 모르겠느냐?" 라고 물으시는 것 같다. 그분은 늘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시건만, 그분은 늘 나에게 삶 안에서 기적을 보여주시 건만 난 늘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살아가기에 아무런 감동이 없나부다.
가끔 나의 삶의 시계를 멈추게 하고 지난 시간들과 지금의 느낌들을 반성해보는 것! 난 왜 그렇게 느꼈던가? 난 왜 지금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는가?를 진솔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겠다. 그런 민감함이 발달하게 될 때, 나의 무의식을 점차 의식화 해나갈 때 그분의 가르침과 현존은 나에게 삶의 밑거름으로 다가오리라.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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