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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관심'이라는 죄(루가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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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원재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1-03-15 조회수2,247 추천수15 반대(0) 신고

+ 찬미예수님

 

얼마전 저희 본당에 새로 오신 보좌신부님은 얼굴도 미남이지만, 목소리랑 마음씨가

 

너무나 배우같이 좋은 분이십니다.

 

특히 제가 종종 참석하는 아침미사에서 강론하시는 내용은 더욱 되싶고 생각할 것이

 

참으로 많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아침 제가 들었던 강론 내용 중 기억나는 부분을 조금만 나누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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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사순 제2주간 목요일 / 3월15일) 복음 말씀은 거지 나자로와 부자의 예화인데요.

 

라자로는 고생하다가 결국 천국에서 위로를 받고 부자는 호위호식하다가 지옥에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부자가 크게 잘못한 것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나자로를 자기 집 대문간에 머물게 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가 나자로를 학대했다든가 비웃었다든가 했다는 내용은 복음에 없습니다.

 

오히려 부자는 나자로가 그의 대문간에서 생계를 얻도록, 즉 그의 집에서 나오는

 

남는 음식을 통해서 나자로의 배를 채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물론 그가 나자로를 그의 안방이나 식탁에 앉혀 극진히 대접했다는 말씀도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도심의 호텔 문간에 걸인 차림의 ’라자로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다고 한다면, 당장 수위 아저씨가 멀리 좇아낼 것입니다. --- 심한 경우

 

그러면서 ’나자로들’의 인격을 모독하는 욕찌거리도 한두마디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자는 나자로를 그냥 방임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들려주신 우화 속의 아브라함은 부자를 엄중히

 

단죄했습니다.

 

  "얘야, 너는 살아 있을 동안에 온갖 복을 다 누렸지만, 라자로는 불행이란 불행을

 

   다 겪지 않았느냐 ?"(루가16, 25)

 

부자는 아브라함에게 그가 살아있을 동안에 라자로에게 베풀었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를

 

’불쌍히 여기심’을 아브라함에게 거듭 거듭 청하지만, 아브라함은 번번히 아주 냉정하게

 

거절합니다.

 

왜 예수님이, 그토록 사랑이 깊으시고 용서가 많으신 예수님이 이런 냉정한 비유를

 

들려주고 계실까요 ?

 

그것은 바로 "우리의 무관심이 죄가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려 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이웃이 고통을 당할 때, 내가 그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 또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그 이웃을 도울 수 있을 때, 바로 그때 내가 그냥 소극적으로 지나쳐 버린다면,

 

그것은 바로 ’무관심의 죄’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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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오르내리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어저씨, 아주머니들의 쭈그린 모습들,

 

애원하는 모습들을 애써 못본 척하면서 그냥 지나쳤던 일들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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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당신의 말씀을 묵상한 대로 당신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저의 나약함을 당신께서 맡아주시고,

 

나의 나자로와 함께 당신께 한발 짝 나아갈 수 있도록

 

용기와 힘주소서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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