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세속화(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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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5-23 | 조회수1,720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47. 세속화
오늘날 피정이나 양심성찰, 그리고 묵상 같은 것이 그저 개인이 알아서 할 일로 전락해 버린 것은 참 슬픈 현실이다. 어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고독에 빠져 들어가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서로의 묵상, 기도, 연구의 결과들을 나누려고 한다면 이는 그 공동체가 진정으로 성숙했다는 어떤 표시가 된다. 나 홀로 하느님과 함께 있어 본다는 것은 참으로 색다른 체험이다.
나는 어떤 공동체가 정기적으로 하느님께서 그 공동체를 부르고 계시는 바로 그 고독 속으로 들어가게 될 때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 어떤 중대한 결정이나 변화도 어떤 식으로든 그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귀 기울임, 오랜 기간의 침묵 속에서 준비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 날 우리 세대를 세속화 된 세대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먼저 세속주의가 우리들 마음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 지를 의식해야만 한다. 우리 수도 공동체들 중 많은 공동체들 안에서 하느님은 그저 우리들의 사진을 넣어 벽에 거는 은으로 된 액자정도가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아름다운 전례, 고명하신 강의, 가끔 있는 피정, 이런 것들이 없어도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여겨 버린다.
그래서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쉽게 수도생활을 그만두어버린 것이라고 해도 이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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