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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사람들(유스티노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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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6-01 조회수1,881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1, 6, 1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요한 21,15-19 (베드로에게 당부하신 말씀)

 

그들이 (아침) 음식을 든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 당신은 이들보다 더 나를 사랑합니까? (베드로가) 그분께 "예,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당신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그에게 "내 어린양들을 먹여 기르십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다시 두번째로 그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 당신은 나를 사랑합니까?" 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그분께 "예, 주님,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당신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그에게 "내 양들을 지켜 돌보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세번째로 그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 당신은 나를 사랑합니까?" 하고 말씀하셨다. 베도로는 그분이 "당신은 나를 사랑합니까?" 하고 세 번이나 자기에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슬픔에 빠져 그분께 말씀드렸다. "주님, 당신께서 모든 것을 아십니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줄을 당신께서 알고 계십니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들을 먹여 기르시오. 진실히 진실히 당신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젊었을 때에는 당신 스스로 (허리띠를) 띠고 당신이 원하는 데로 걸어다녔습니다. 그러나 늙으면 당신은 당신의 손들을 내밀 것이요, 그러면 다른 이가 당신 (허리띠를) 매어주고서는 당신이 원하지 않는데로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떤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를 암시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베드로에게) "나를 따르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묵상>

 

베드로의 사랑을 받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당신의 사람들'을 맡기십니다. 예수님의 사람은 언제까지나 예수님의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다만 예수님의 사람들을 보살필 따름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대신하여 예수님의 사람을 맡았다고 해서 예수님의 사람이 베드로의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제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부족한 내게 과분하게도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주님의 사람들이지 결코 내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와 무관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내 소유가 될 수 없는 사람, 내가 소유하려고 해서는 안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내가 진정 이 사람들을 주님의 사람으로 받아들일 때, 이 사람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려는 소유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 안에서 내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나의 개인적 성향이나 가치관, 나에 대한 이 사람들의 태도에 상관없이 이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참된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제에게만이 아니라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따르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당신의 사람들을 맡기십니다. 신앙인이 만나는 사람은 곧 예수님의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신앙인이든 그렇지 않든 말입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이라면 자신이 만나는 사람을 예수님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순간 인간 관계는 서서히 금이 가게 됩니다.

 

사제 생활을 하면서 가끔씩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의 사람을 내 사람인양 착각하여 올바르게 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내게 당신의 사람을 맡기신 예수님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니까요. 한편 신자들 중에서도 각자에게 맡겨주신 주님의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헛된 수고를 하다가 시기하고 질투하며 급기야는 얼굴 붉히며 등을 돌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들, 지금까지 내 삶의 어느 순간엔가 함께 했던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모든 사람들이 소중한 까닭은 이 사람들이 바로 주님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고 믿으셨기에 이 사람들을 내게 보내주시고 맡기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게 있어서 이 사람들은 나에 대한 주님의 사랑과 믿음을 드러내는 성사(聖事)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사람들이지만 잠시만 돌아보면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 맡겨주신 이 사람들에게 충실함으로써 한걸음더 주님께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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