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탈출]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고 앞장서시는 하느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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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1-06-03 | 조회수1,427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2001년 6월 3일(성령 강림 대축일) 서울대교구 catholic 청년주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탈출기(출애굽기) 33,1-23을 먼저 읽고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고 앞장서시는 하느님 (출애 33,1-23)
하느님께서는 금송아지 우상 숭배라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처벌을 거두시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나안을 향한 마지막 여정을 계속하라고 명하십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패물들을 없애야 합니다. 여분의 재물을 가진 사람은 다급해지면 하느님이 아니라 재물에 자신을 맡기는 우상 숭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하느님께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시고자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완고함과 변덕 때문에 그들을 몸소 내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방의 여정에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만남의 장막도 이스라엘 백성의 진영 밖에 세워집니다. 이는 인간 공동체가 하느님의 현존을 제도화할 수 없음을, 다시 말해 하느님을 통제할 수 없음을 드러내는 표지가 되기도 합니다.
이제 모세는 간절히 하느님께 청합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해방의 여정을 마칠 수 없기에, 비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백성이지만, 이 백성과 함께 하시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모습을 뵈옴으로써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뒷모습만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뒤를 따를 수 있을 뿐, 사람이 하느님의 앞에 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때때로 하느님 앞에 서서 하느님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는 하느님을 자신 쪽으로 이끌고자 하는 불손한 의도가 담긴,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뿌리째 흔드는 교만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코 서려고 해서도 안됩니다. 다만 우리는 하느님의 뒷모습,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신 업적들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뒤를 따라야 합니다. 이것이 신앙인이 지녀야만 할 겸손의 덕입니다. 과연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습니까? '하느님 앞에!' 아니면 '하느님 뒤에!' >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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