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화와 함께 한 기도(6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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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6-06 | 조회수1,698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61. 성화(聖畵)와 함께 한 기도
소리내어 기도할 수 없고,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어려워 절망과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성화 앞에 오랫동안 조용히 앉아있으면서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다. 루블레프의 삼위일체상이라는 이 성화 앞에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서 그 성화를 바라보는 나의 눈길은 점차 기도가 되어갔다. 이런 침묵의 기도가 천천히 나의 내적 갈등을 녹여 주었고, 세상의 힘이 감히 망가뜨리지 못할 사랑의 동그라미에 나를 이끌어 올려주고 있었다.
성화를 떠나 일상사를 진행할 때까지도 내가 발견한 거룩한 그 자리, 내가 어디를 가더라도 그 안에서 살고, 무엇이 되었든 그 안에서 해야할 바로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아야 될 것 같았다. 내가 들어간 그 사랑의 집은 경계가 없어 그 곳에 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받아들여지는 바로 그런 자리였다.
거룩한 삼위일체의 동그라미 안에서 참된 인식이나 지식은 모두 마음에로 내려가게 된다. 러시아 신비주의자들은 기도라는 것이 정신을 마음에로 내려보내 하느님의 현존 안에 서있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기도는 마음이 마음에게 말하는 자리이다. 하느님의 마음이 기도하는 이의 마음과 하나되는 자리이다. 그래서 하느님을 아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나를 아신다 함은 내가 하느님께로부터 사랑 받고 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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