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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에 꽁꽁 숨어있는 잘못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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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1-07-20 조회수1,399 추천수7 반대(0) 신고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에 해로운 것을 멀리 물리쳐 주시어,

          저희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시고,

          자유로이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 본기도 ---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시작한 일!

 하느님 존재의 크기를 가늠할 수도 없는 너무나도 작고 작은 존재임을 인식하고

 제일 먼저 자신의 안을 들여다 보고 자신을 알아내는 일은

 참으로 힘이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울을 들여다보아도 자신이 전혀 알 수 없는 낯설기만한,

 모르는 사람이 거기에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나"!

 아무리 들여다 보고 이리저리 뜯어보아도 알길이 없는 "나"라는 존재!

 환한 대낮인줄 알고 살았던 세상이

 그저 캄캄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나는 곧 나다!" 라고 하시는 분 앞에

 똑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

 

 그분 앞에 떳떳이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자신에 대하여 더 많이 알아내려 애를 쓰며

 성인들의 전기를 읽어보고, 그분들이 직접 쓴 글들을 읽어보고

 참고가 될만한 글이면 닥치는 대로 읽던 중에 아주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된 책에서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도 죄다." 라는 구절을 읽게 되었는데,

 그 말씀은 제게 아주 큰 충격을 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제 몸을 만지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까지 저는 그것이 죄가 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 문제를 가지고

 고해성사를 봐야한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딱 두 번 회초리로 매를 맞은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초등학교 때에 외딴 집에 살면서

 건너편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와 싸워서 말을 하지 않았을 때였고,

 또 한번은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나 스스로의 동의 없이 세례를 받았다’는 것과

 ’무조건 하느님을 믿어야 한다’ 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죄도 없는데 무엇하러 고해성사는 봐야한담?" 하고 불평하며

 일부러 부활 판공 성사를 보지 않았을 때(1968)였습니다.  

 그 후로는 판공성사 때마다 의무적으로 고해성사를 빼먹지 않고 잘 보고 있었는데,

 그해(1972년 12월)에는 아무도 모르게 은밀한 곳에서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성사를 볼 수가 없었고,

 그 이듬해 부활 때에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고민 고민 끝에 그 해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에 가서야 고해성사를 보고

 날아갈듯한 큰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성인들의 행위를 본받아보려고 갑자기 얼마나 애를 썼는지(극기, 단식)

 그 해 5월에는 소변이 완전히 새까만 색으로 변할 정도로 심한 상태가 되었는데,

 급성 신장염에 걸려 몸이 뚱뚱 붓고 황달까지 와서 아무 일도 할 수 없게되었습니다.  

 

 더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 알게 된 일인데

 진짜 십자가를 지지 않으면 안될 저의 근원적인 죄는 따로 있었습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열거한 저의 잘못들은

 저 스스로를 낯출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아주 좋은 제 결점, 약점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하여

 내 안에 속속들이 박혀있는 나쁜 것들을 없애주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그 위에서 돌아가실 수밖에 없으셨고,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 고 말씀하실 수밖에 없는

 나의 근원적인 죄에 대하여는 내일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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