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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안에 꽁꽁 숨어있는 잘못(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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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01-07-21 조회수1,55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주님의 종 위에 주님의 얼굴을 빛내어 주시고,

           자비로우심으로 저를 살려 주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음이 욕되지 말게 하소서."   --- 영성체송 ---

 

 

 저는 이전에 눈에 보이는 세상의 것만을 바라보고 살 때에는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그저 밋밋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참행복", "나의 목적", "완전한 사람". "성인"이라는

 새로운 흥미거리 앞에서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전의 모든 사고와는 반대되는 ’새로운 사고’를 갖게 되었으며,

 이전의 행동과는 반대되는 ’새로운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도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둘 다 보존된다." 고 하셨지요.

 

 우주보다도 더 크시고,

 그 높이와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한없이 깨끗하신 하느님 앞에서

 너무나도 작고 더럽고 보잘것없는 자신을 바라보며

 스스로 죄인임을 인정하고 그분과 하나되는 그날을 위해 새롭게 출발한 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삶을 살기 위하여 어떤 삶의 형태를 선택해서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에 먼저 이 세상을 가장 잘 살다 가신 성인들의 전기를 읽어보았는데 그분들의 삶은 참으로 다양하였습니다.

 

 왕도 있고 거지도 있고, 주인과 노예, 결혼을 한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

 지식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세상의 공부를 하지 않은 사람도 있고

 참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사람들이 다양하게 성인이 된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형태의 삶을 통해 그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많은 책을 통해 여러형태의 삶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까지 나와있던 성인전들은 대부분 결혼을 하거나 바깥 세상에서 홀로 살면서 성인이 된 분들보다는 수도생활 안에 있거나 결혼을 해서도 실패한 후 수도원 안에서 살던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된 수도생활이 더 거룩함의 길로 나아가는 안전한 길이겠지!’ 하고 생각하고 그 길로 나아가기로 결심하고 1975년 성소주일에 서울 가톨릭신학대학에서 열린 ’성년행사’에 참석하고 나서 여러수도회 중에서 제가 선택한 곳은 한국에 진출한지 얼마 안되서 식구가 불과 11명밖에 되지 않는 분위기가 아주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편지를 내고 찾아가보기도 하면서

 입회를 결심하고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모든분들이 저를 진심으로 환영해주며 외적으로는 아무런 하자 없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인성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인성검사의 질문지에 답하고 있던 자신에게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참으로 많이 발견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질문지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자신에게 있었던 많은 일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도록 하는 질문들로 가득찼는데

 그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

 아주 간단히, 아주 쉽게 끝낼 수 있는 문제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망설이고 또 망설이며

 ’이렇게 대답할까?’, 아니면 ’저렇게 대답할까?’를 궁리하고 있었던 자신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 것은 검사를 맡았던 의사에게도 그 수도원 측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제가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고 그 수도원에 입회를 했더라면

 주님께서 제게 지라고 하시는 "십자가"를 제대로 의식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 길을 올곧게 걸을 수는 더우기 없었을 것입니다.

 

 그 때 제가 망설였던 질문들은

 ’거짓말을 해 본적이 있는가?’

 ’남의 물건을 훔쳐본 적이 있는가?’

 ’자신의 성기를 들여다 보거나 만져본 적이 있는가?’ 등. 자신에 관한 여러가지

 질문들이었는데, 거기에 저촉이 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것들이 무엇이 그리도 큰 일이겠습니까?

 그러나 그 때 저는 그 일로 인해서 그 수도원에 가는 것마저 포기했습니다.

 왜냐하면, 저 자신이 백지장처럼 깨끗하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허물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은 남의 허물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밖으로 드러난 남의 허물을 크게 보며

 그 허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빛자체이시며

 우주보다도 더 크신 하느님 앞에서

 작디 작은 점에 불과한 인간이 깨끗하면 얼마나 더 깨끗할 것이며

 크면 얼마나 더 클 것이겠습니까?

 또한 눈에 보이게 밖으로 드러난 행동이 무엇이 그리 중요한 일이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은밀한 마음 속까지도 속속들이 다 알고 계시는 하느님 앞에서

 그분의 뜻과 맞지 않는 여러가지 나쁜 마음을 없애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 것인데,

 저는 저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에 눈에 보이는 나쁜 행동을 하나도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그러한 엄청난 갈등을 겪은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큰 교만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얼마나 ’교만한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자면

 중1때 입학해서 바로 탁구실에 갔는데 친구 둘이 3일 전에 시작해서

 나보다 더 잘치는 것을 보고 고3 졸업때까지 탁구를 거의 치지 않았고,

 연필로 밑그림을 잘 그리고 나서 수채화 물감을 처음 쓰면서

 제가 생각한 대로 색칠이 되지않아 그림이 엉망이 된 것을 보고

 고3 졸업때까지 그림을 거의 그리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인성검사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기 전까지는

 제가 그토록 ’교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것을 알기 전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 가득차 있는 교만심’

 ’겉으로 드러난 나쁜 행동’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이어서 영혼을 망치게 하고,

 ’빛이신 아버지 앞에 떳떳이 설 수 없게 하는 장본인’임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남들 앞에 겉으로 드러난 나쁜 행동을 많이 하고 하지 않고는

 하느님 앞에서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한 것들은 자기의 탓이 아닌 가정환경이나 가정교육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고,

 타고난 성격, 기질, 체질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기에

 각 사람의 그러한 모든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절대로 판단할 수도 없고, 절대로 판단해서도 안되는 일입니다.(마태오 7,1-5)

 

 저는 철저한 종교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기에

 친구들한테 욕도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자랐는데,

 제가 만일 전혀 종교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아무렇게나 말하고 행동하는

 부모밑에서 자랐다면 사정은 많이 달랐을 것입니다.

 

 일곱 번이나 살인한 죄인 쁘란찌니는 소화 데레사 성녀의 전구로 회개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님께서는 간음한 현장에서 잡혀온 여자의 죄를 용서해주시며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라고 하셨는데,

 그 자리에 그 여자를 돌로 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오른편에 매달린 강도를 보시고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 사셨던 그 때에

 세리나 창녀나 모든 사람들에게 "죄인!"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더 잘 받아들이고 하늘나라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지금도 그 때와 똑같습니다.

 아무런 눈에 보이는 나쁜짓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죄를 더 많이 지은 사람들이 더 빨리 회개하고 하늘나라에 더 가까이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제글은 일회적인 것이 아닌

                   계속 연계되는 한 권의 책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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