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앙은 기적의 요술방망이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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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07-23 | 조회수2,125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기적을 보여달라는 군중을 향해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무도 기가 차서 탄식을 하십니다. "아! 이 세대가 어찌도 이리 악할까?"
예수님을 향해 기적을 보여달라는 군중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어쩌면 오늘날 우리의 태도와 그리 닮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면 그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너나 할 것 없이 달려가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일상생활 안에 주어지는 매일의 작은 의무는 소홀한 채 뭔가 허황된 이기적인 바램만을 되풀이하는 우리들입니다.
물론 신앙생활의 초기에는 치유나 구마행위와 같은 가시적인 기적들이 신앙을 키워나가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언제까지나 그런 유아기적인 신앙상태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참된 신앙이란 결코 지극히 이기적인 우리의 현실적인 욕구만을 매번 만족시켜주는 기적의 요술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된 신앙은 무엇보다도 정체 상태에 있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해나가는 신앙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악한 현실생활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이겨나가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신앙입니다.
참된 신앙, 참된 기적이란 매일의 고통과 좌절, 견디기 힘든 십자가 그 한가운데서도 희망을 가지고 기쁘게 살아가는 삶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던 시기, 그리고 사도들이 활동하던 초대 교회 시기는 예수님의 전지전능하심이 가시적으로 발휘되던 기적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시대에는 더 이상 초대교회 때처럼 기적이나 치유가 외적으로 왕성히 계속되는 때가 아닙니다.
그 대신 오늘날의 기적은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가 지속시켜야 합니다.
이 세상 한가운데서 외롭고 고달프더라도 세상의 생각과 가치관, 세상의 행동 양식이 아닌 하느님의 생각, 하느님의 가치관, 하느님의 행동양식의 추종이 이 땅위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적일 것입니다.
전혀 모르는 이웃들을 향해서도 순수한 헌신과 봉사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기적입니다.
보통 사람들 시각으로 볼 때 너무도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워 지옥 같은 삶, 그 한가운데서도 미소짓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참된 기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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